[아침을 열며] 교육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 박순진 대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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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6 06:44  |  수정 2023-01-16 06:45  |  발행일 2023-01-16 제26면
부모의 일관성 있는 양육이
아이의 안정적인 성장 돕듯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도
수장에 따라 흔들리지 말고
긴 안목으로 지속성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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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진 (대구대 총장)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모든 가족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면서 어떤 부모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일이다. 성장에 필요한 양육 여건을 마련하는 일은 물론이고 여러 기회를 보장하면서 사회성을 키우고 규율을 전수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가벼이 해도 될 일은 없다.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개별 부모만의 관심사도 아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야말로 가족, 학교, 사회, 국가가 함께 힘을 모으고 모두 노력해야 할 힘든 과업이다.

아이를 잘 교육하고 훌륭하게 성장시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만드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이를 뒷바라지할 넉넉한 물질적 여건을 비롯하여 안정된 가정환경, 바람직한 또래 관계, 우수한 교육환경, 우호적 사회환경 등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안정된 생활 여건을 마련하고 잘 보살피면서 훌륭하게 성장시키는 일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주체들보다 부모의 역할이 가장 우선하여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아이 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아이의 안정적 성장에는 부모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부모-자녀 관계와 물질적으로 풍족한 여건 속에 아이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며 성장한다. 이때 일관성은 아이에게 안전감과 자기 확신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관성 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부모가 원하는 바와 원하지 않는 바를 명확히 인식하게 하며 상황이 바뀌어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일관성 있는 양육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주체적인 아이를 만든다.

한 가정에서 아이를 잘 키우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국가의 교육이 바로 서는 일이다. 한동안 어수선하던 교육 정책이 다시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작년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 장관을 임명하기까지 여러 논란이 있었고 새 장관이 섣부른 정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조기 낙마하는 혼란을 거치면서 정부의 교육 정책이 상당 기간 표류한 일은 여러모로 아쉽다. 이주호 장관이 취임하면서 교육부가 새 정부의 교육 철학을 담은 정책을 착착 발표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교육부 예산이 늘어나고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었다. 교육부 발표를 보면 기존에 추진되어온 정책을 이어받거나 고도화한 정책도 있고 새 정부 국정철학에 맞춰 새로 추진하는 정책도 있다. 재정 지원 계획도 촘촘하게 마련되어 있다. 일부 정책을 둘러싸고 현장의 볼멘소리도 있고 사안에 따라 반발도 있지만 재정 지원을 앞세운 정책에는 어떻든 적응하는 것이 현장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기존 정책과 맥락이 닿아 있든 아니든 재정 지원과 연계되어 있으니 교육 일선에서 어떻게든 실천될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대통령이 선출되거나 교육부 장관이 임명되면 교육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깊은 관심을 가지는 일이 연례행사가 되었다. 일선에서는 교육부가 발표하는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나름의 대응책을 마련하여 적응할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장관의 교육관에 따라 정책이 다시 수립되는 일은 필요하고 불가피하겠지만 백년대계라 하는 교육에서 정책의 근간이 곧잘 흔들리고 현장에서 우왕좌왕하며 적응하는 일은 여러모로 생각해볼 일이다. 긴 안목으로 지속되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염원해본다.

박순진 <대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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