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5년만에 달집태우기와 도주줄당기기 열린다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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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1 11:14  |  수정 2023-01-21 11:29  |  발행일 2023-01-25 제18면
읍면별 도주줄당기기 가닥줄 제작 한창
달집제작은 재선충 확산 막기 위해 솔가지 일괄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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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열린 청도달집태우기 모습. <청도군 제공>

설 연휴를 앞두고 경북 청도군이 귀성객 맞이가 아닌 일로 분주하다. 다음달 5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5년 만에 열리는 달집태우기와 도주줄당기기(경북무형문화재 제38호)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청도군의 정월대보름 행사는 2018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2019년 구제역과 2020년부터 코로나 19 사태로 내리 4년간 대보름 행사를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올해부터 다시 정월대보름 행사를 열 수 있게 됐다.

도주줄당기기
2018년 청도천 둔치에서 열린 도주줄당기기 모습.<청도군 제공>

지난 20일 청도군 매전면사무소 주차장. 50~60대가 주축이 된 마을이장과 새마을지도자 70여 명이 비계 파이프로 임시로 설치된 작업대에 다닥다닥 붙어 정월대보름 도주줄당기기에 사용될 지름 15㎝ 길이 90m 가닥줄 제작이 한창이었다.

일곱 명이 한 조가 돼 '으싸 으싸' 구령에 맞춰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매전면에 배당된 가닥줄 10개 제작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강동호씨(64·매전면 덕산리)는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도주줄당기기를 위한 가닥줄을 만들다보니 다소 힘은 들지만 (그래도 군민의 풍년과 다산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기쁜 마음으로 가닥줄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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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매전면 주민들이 도주줄당기기에 사용될 가닥줄을 만들기 위해 새끼줄을 꼬고 있다.

도주줄당기기에 사용될 가닥줄은 모두 80개. 지난 18일부터 읍면별로 시작된 가닥줄 제작은 오는 26일까지 만들어진 뒤 청도천 둔치로 모아 도주줄당기기전승보전회(회장 이동휘)에서 다시 3일 간의 공정을 거쳐 지름 50㎝ 길이 80m의 원줄로 최종 완성된다. 사용되는 짚단만 무려 3만 단에 이른다.

도주줄당기기 전승보존회 관계자는 "도주줄당기기는 청도읍성 형장터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화양읍에서 시작됐지만 풍년과 다산을 기원하는 군민 행사로 승화돼 격년제로 열린다"고 말했다.

청도는 예년 같으면 도주줄당기기 가닥줄 제작과 함께 달집 제작을 위한 마을별 솔가지 채취작업도 한창이어야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솔가지 채취 모습은 볼 수 없다.

청도군이 소나무 재선충 확산을 우려해 청도군산림조합을 통해 일괄 채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청도군 관계자는 "올해는 재선충 예방 등을 고려해 일괄 채취하기로 해 마을별로 자발적으로 모아오던 솔가지 채취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청도의 달집은 높이 15m에 지름 10m나 달해 전국 최대 규모의 유명세를 갖고 있다.

청도군에 따르면 올해 달집에는 5t트럭 51대분에 달하는 255t의 솔가지와 지주목 130개(길이 10m 이상), 원 지주목 20개 등이 사용돼 달집전승보존회(회장 최영수)에서 오는 31일부터 5일간 만든다. 제작에는 연인원 500명이 투입된다.

청도달집전승보존회 한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서 달집 높이를 갖고 경쟁이 벌어지곤 하는데 청도의 달집이 높이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청도의 달집 제작 기술을 배워 갔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규모의 달집을 태우기와 도주줄당기기의 장관을 보기 위해 정월대보름에 청도를 찾는 관광객은 수천 명에 달한다.

청도군 관계자는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에 예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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