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소멸 위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전형무 경북도 청년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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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30 07:51  |  수정 2023-01-30 07:53  |  발행일 2023-01-30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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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무 경북도 청년특별보좌관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지역소멸 위기 속 지방 거주 청년들에게는 뼈아픈 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인구 5천160만여 명 중 2천500만여 명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살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세계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 인구인 2천100만여 명보다 높다. 중국 인구가 14억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의 수도권 집중화는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단순히 인구가 집중돼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더 많은 기회가 수도권으로 집중화하는 동시에 지방의 기회는 빼앗기는 부조리를 낳는다.

대한민국의 지역 불균형은 기회의 불평등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식, 정보의 격차, 산업구조의 차이 등으로 인해 농어촌은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심지어 광역시 내 기초지자체에서도 청년들이 유출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지역소멸이라는 뫼비우스의 띠에 청년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편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청년들이 그런 문제점을 깨닫고 직접 판을 뒤집어야 하는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외쳤던 그 시대 청년처럼, 민주화에 앞장선 80년대 청년처럼, 또 IMF 국난 속에서 위기에 앞장선 청년처럼 이제는 2022년의 청년이 국가균형발전에 앞장서야 한다.

지방시대를 이끄는 힘은 지방에 있어야 한다. 또 지방에서도 미래를 담당하게 될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방의 특성과 요구를 잘 아는 청년이 나서 각자 가진 강점을 부각하고 모자란 점을 채우며 그로 인해 떠나지 않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 먹거리와 기회가 가득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청년들이 내고, 함께 고민하며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여야 한다.

수도권 과밀화 현상은 이미 오랜 기간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굳어져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제를 이끈 큰 축이 그곳에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청년들이 외치는 국가균형발전, 지방시대에서는 수도권 억제에 대한 정책은 빠져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기회균등의 시대, 지방시대를 만드는 것은 혁신도시,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오랜 시간 정부 차원에서도 많이 추진되었으나,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는 없었다. 지방시대를 이뤄내는 게 어렵고 험한 길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은 지역만의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시도를 거듭해야만 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기적을 보여준 태극전사들과 마찬가지로 지방 청년들도 지방에 기회가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산업구조 재편 등으로 인해 지역의 일자리와 문화, 환경이 바뀌었을 때는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태극전사들이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난 뒤 양팔 높이 들었던 태극기에 적힌 문구가 떠오른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다. 월드컵 16강을 향해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은 국가대표 선수들처럼 지방시대를 향한 지역 청년들의 마음도 꺾이지 않아야 한다.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위해 지역 청년들이 작은 에너지라도 보태야 한다.

전형무 〈경북도 청년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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