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절망은 없다

  •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 |
  • 입력 2023-01-27  |  수정 2023-01-27 06:50  |  발행일 2023-01-27 제26면
정부는 경기침체기일 때

경제살리기에 큰 역할해야

기업 R&D투자 지원하고

개인들의 역량 강화 도와

위기를 기회삼아 도약할 때

[경제와 세상] 절망은 없다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민족의 명절인 구정이 지났다. 설 연휴인데도 올겨울의 최강추위만큼이나 경기가 얼어붙어 있으니 민생이 참으로 어렵고 국민 모두 올해를 어떻게 넘길까 걱정이 많은 거 같다.

영끌족들은 고금리에 부채를 잔뜩 지고 장만한 집의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신음하고 있고 주택을 팔려는 사람들은 한없이 떨어지는 집값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취업준비 중인 MZ세대는 턱없이 줄어든 일자리에 실업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 조사에서는 취업실패 등의 이유로 고립 은둔하는 젊은이가 13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타격에 한껏 빚을 내어 연명해 보지만 경기가 제대로 살아나질 않아 그저 한숨만 쉬고 있고 은퇴한 노후세대는 높은 연금을 받는 특수직종을 제외하곤 살길이 막막해 힘겨워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도 10개월째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오고 있고 1월이 채 가기도 전인 올해에만 적자액이 벌써 10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그 와중에 난방비를 비롯한 물가는 계속 올라 주부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내려간 증시는 올라올 줄을 몰라 개미족의 마음을 심란케 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을 가리키는 이 모든 경제지표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나 궁즉통이라고 했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극한 상황까지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25년 전 그 혹독했던 IMF 위기도 극복했고 16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도 극복한 저력 있는 국민이다. 극복한 정도가 아니라 더욱 강한 체질로 혁신하여 선진국의 문 앞까지 성장한 나라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다시 한번 도약해야만 할 때이다.

다행히 구정 직전 중동에서 낭보가 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의 UAE 방문에서 300억달러의 투자유치와 한·UAE 기업 간 61억달러 규모의 계약 및 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는 세계혁신 제품상 20개 중 한국기업의 제품이 8개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소식들은 우리 국민에게 불황을 견딜 수 있는 힘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경기침체기에는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경제를 살리는 데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들이 더욱 R&D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인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인도의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역량 강화가 자유를 실현하는 필수조건"이라고 했다. 역량 강화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는 조건일 뿐 아니라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평등을 실현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공언한 대로 노동, 교육, 연금개혁도 착수해야 하는데 집권 초기에 개혁하지 못하면 임기 내 개혁은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개혁을 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이러한 딜레마를 뚫고 나갈 역량과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