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3대 프로스포츠 전용구장 품은 대구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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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1 06:46  |  수정 2023-02-01 06:49  |  발행일 2023-02-01 제26면
농구전용경기장 건립 논의
홍준표 대구시장 이행 의지
부지문제 해결기미 급물살
가스요금 올라 민심 촉각
市·가스공사 현명한 대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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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식 체육부장

가스요금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최강 한파가 불어닥쳤는데, 가스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온 나라가 난리다.

12월분 도시가스요금 청구서를 받아든 서민들은 스스로도 눈을 의심했다. 이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어떤 이는 잘못 부과된 것이라고 신고할 뻔했단다. 나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오류가 아니라 정상 부과라는 걸.

더 큰 문제는 1월에 가스보일러를 더 틀었다는 것이다. '구정(舊正)'을 전후해 기상 관측 이래 최고로 추웠다는데 도리가 있나. 1월 요금 청구서는 도대체 얼마나 더 나올는지. 오금부터 절인다.

미리 오를 것이라고 예고나 해줬으면 좋으련만. 정부 당국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래서 서민들은 속에서 더욱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정치권은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전 정권에서 가스요금을 미리 올리지 않은 탓" vs "현 정부에서 대처를 잘못한 탓"이라며…. 여야 정치권의 소모적 논쟁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 성난 민심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한국가스공사의 본사는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있다. 대구에 있는 정부 공기업인 셈이다. 이 가스공사를 요즘 전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좋은 일로라면 모를까 서민 생활에 주름을 지우는 일이라 안쓰럽다.

가스공사도 극도의 신중 모드로 돌입했다. 아주 민감한 시기라 언제 어디서 어떤 불똥이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몸을 사리는 게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공사 프로농구단(페가수스)의 전용 경기장 건립 얘기가 불거져 나왔다. 대구시와 가스공사가 힘을 합쳐 대구에 농구 전용구장을 짓는 일이다.

새삼 새로운 사업은 아니다. 가스공사가 인천 전자랜드 농구단을 인수하고 대구를 연고로 둔 농구단을 창단하겠다고 할 때부터 거론된 일이다.

때는 202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스공사와 대구시는 페가수스 창단을 앞두고 전용구장 건립을 논의했다. 그러나 입지와 예산 문제를 놓고 서로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세월만 보냈다.

결국 그해 9월 페가수스 창단식에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이 불참하는 일이 벌어졌다. 페가수스의 연고지를 대구로 하는 협약이 체결되지 않아서였다. 그 이면엔 전용구장 건립 문제가 실타래처럼 꼬여 있었다.

연고지 협약은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난해 9월에서야 이뤄졌다. 그새 시장은 홍준표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는 홍 시장의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홍 시장은 농구 전용구장 건립도 약속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최대 난제였던 부지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대구시민으로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삼성라이온즈파크와 DGB대구은행파크에 이어 농구 전용구장까지 갖추게 되면 대구는 국내 유일의 3대 프로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품은 도시로 거듭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발목이 잡힐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예산 문제다. 민심과 여론의 향배도 촉각을 세우게 한다. 가스요금 민심이다. 일종의 영업손실인 가스공사의 미수금 누적액이 9조원에 달한 게 요금 인상 요인인데, "웬 농구장 타령"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어서다.

시기가 좋지 않다. 가스공사와 대구시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때다. 어쩌면 '대구 굴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진 식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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