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습해오는 밥상 위 일본 원전수 공포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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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2  |  수정 2023-02-22 08:13  |  발행일 2023-02-22 제14면
건어물 사재기 재연될라

빠르면 올 4월 방류 우려
엄습해오는 밥상 위 일본 원전수 공포
후쿠시마 오염수 삼중수소 확산 시물레이션 결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국내 연구기관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빠르면 오는 4월부터 방류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자, 대구시민과 횟집·수산업 종사자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경제활동에서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산물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대구 시민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시민 안모(38·대구 중구)씨는 "방사성 물질이 '삼중수소'만 있는 게 아닌데다 일본이 제대로 오염수를 정화했다는 근거조차 없이 한국에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 어처구니가 없다. 어쨌든 오염수가 방류된 후에는 방사능 물질이 바다에서 적게나마 검출된다는 것이 아니냐"며 "대구시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 오염수가 방류됐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앞으로 회와 생선은 입에 갖다대기 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성토했다.

대구 내 수산업계는 몇 년 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떠올리며 수산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변기현 서문시장 건해산물 상인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류 오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2~3년 치 먹을 건어물을 미리 구매하겠다며 사재기를 하는 소동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고 들어 당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 등 관계 당국이 오염 수치를 수시로 확인하고 관련 동향 등을 미리 알려줘 대비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학술대회를 통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됐을 시 해류를 따라 어떻게 확산되는 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일본의 정화시설로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후쿠시마 원전 발전소 약 1㎞ 앞바다에서 삼중수소를 오는 3월부터 10년간 최대 22조Bq(베크렐) 방류하고 일본이 오염수를 제대로 정화했다는 가정하에 진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오염수는 2년 뒤 제주 앞바다에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고 5년 뒤에는 동해와 서해까지 번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연구진은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는 ㎥당 172베크렐로,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10만 분의 1수준이라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진단했다.

시민단체들은 연구 결과가 방사성물질의 생물학적 농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제대로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경북 내 어업을 종사자들은 우려가 크다. 방류 후 당장은 영향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해양이 오염될 수 있다"며 "정부 등은 최대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도록 하거나 환경적 피해를 적게 할 수 있는 정책을 고안해야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인정하는 듯한 조사 결과 발표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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