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쇠퇴일로 동성로, 다시 시민들로 붐비게 할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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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4  |  수정 2023-02-24 07:05  |  발행일 2023-02-24 제23면

오랜 세월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며 지역 상권 1번지로 통한 중구 '동성로'가 쇠퇴일로에 있다. 사람으로 치면 응급실에 실려 온 중환자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처지다. 코로나19 이후 끝 모를 불황에다 고임대료·인건비를 견디지 못한 가게들이 줄지어 문을 닫고 있다. 더욱이 지역 고용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이곳을 가장 많이 찾던 젊은 세대가 너도나도 서울 수도권으로 빠져나간 것도 상권 퇴보에 영향을 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구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8.2%로 전국 평균(6.9%)을 웃돈 가운데 동성로는 14.8%를 나타냈다. 높은 임대료 탓에 신규 개업이 급감, 공실 해소가 갈수록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옛 중앙파출소와 대구역을 잇는 동성로는 대구의 최대 번화가였다. 과거 "대백 앞 7시" "중파 앞 6시"라며 젊은이들의 최애 '만남의 거리'로 사랑을 받았다. 조금 과장해서 대구백화점 앞은 발 내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그런 동성로가 쇠락한 데는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상권의 버팀목이던 대구백화점이 2021년 문을 닫은 게 결정타였다. 이어 인근 프랜차이즈 가게가 잇따라 떠나면서 옛 명성을 잃었다.

동성로 쇠락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부활을 위해선 관광객과 시민이 다시 오도록 해야 한다. 관계 당국은 이른바 'MZ세대'를 위한 이벤트·축제를 여는 한편 다양한 홍보·마케팅을 통해 '동성로의 매력'을 널리 알려야 한다. 인도와 차도를 재정비하고 주차난도 해결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지지난해 고배를 마신 '동성로 관광특구' 추진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관계 당국은 이곳 상인들과 적극 소통하며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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