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은의 고육책 금리 동결…리스크 관리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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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4  |  수정 2023-02-24 07:05  |  발행일 2023-02-24 제23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가 1년 반 만에 멈춰 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하고 환율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한은이 선택한 고육책이다. 그만큼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성장의 견인차, 반도체 수출은 2월 들어 49% 급감했다. GDP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0.4%)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역성장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불확실성을 감안했다. 인상 기조가 끝난 게 아니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부연에도 고민이 묻어난다. 하지만 금리 동결은 한미 금리 격차 확대와 환율 상승을 예고한다. 23일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 회의록도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Fed 금리인상의 종착점이 최소한 5.25%라는 의미로 읽힌다.

한은은 금리를 동결하며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6%,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로 예측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제투자은행들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1.1%이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개월 만에 다시 4%대로 진입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거시경제 및 리스크 관리는 더 중요해졌다. 환율과 외환 흐름, 자본 유출입의 모니터링은 물론 제조업 가동률과 수출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화, 아파트값 하락과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부동산 경착륙도 복병이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친 민간신용은 GDP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역대 최고치다. 곳곳이 지뢰밭이란 얘기다. 금융과 실물경제의 동시 위기를 가정한 방호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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