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기념사 식민사관"…국민의힘 "죽창가는 새 방탄복"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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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3  |  수정 2023-03-02 18:09  |  발행일 2023-03-03 제3면
민주당, 대통령 3.1절 기념사 반역사적 비판

이재명, "정순신 사건은 스카이캐슬 현실판"

국민의힘 "죽창가와 개딸로 위기 탈출 시도"
민주당 대통령 기념사 식민사관…국민의힘 죽창가는 새 방탄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이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참석자들과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최근 불거진 '정순신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의 무더기 이탈표로 인해 혼란에 빠진 당을 수습하는 동시에 강력한 대여투쟁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3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여야의 강대 강 대치로 정작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는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제 식민지배에 전 국민이 항거한 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숭고한 항쟁의 정신과 건국 이념을 부정하는 대통령의 기념사였다"고 혹평했다. 또 과거 이완용의 발언과 윤 대통령 3·1절 기념사 중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는 부분을 비교하며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다. 전통시장에 가서도 헌법정신을 운운하더니,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념사에서는 명백히 반역사적이고 반헌법적 인식을 드러냈다"고 힐난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에 아들 학교폭력 문제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건을 두고 윤석열 정부를 비난했다. 이 대표는 "'검사 아빠'가 계급이 돼버린 신분제 사회의 단면부터 총체적 인사 참사와 책임 회피까지, 현실은 더 지독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대책으로 '학교 폭력 근절'을 지시했다. 잘못 짚었다. 이 사건은 학교 문제가 아니라 계급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순신 사태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인사 참사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대안을 만들어가겠다"며 "피해자는 인생을 망치고 가해자는 스카이캐슬 꼭대기에서 승승장구하는 지독한 현실,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파상공세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도 가만 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안보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한일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한일 관계는 늘 과거도 있고, 현재도 있고, 미래도 있지 않냐"며 "모든 게 함께 얽혀 있는데 양국 국민은 과거보다 미래를 보고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으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연 어느 쪽이 좀 더 국가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인지 현명한 국민들이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재명의 방탄복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체포동의안 찬성표가 반대표를 넘었다"며 "(찬성표는) 반란표가 아니다. 정의와 용기, 상식의 표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의원은 죽창가와 개딸을 앞세워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죽창가와 개딸이라는 새로운 방탄복으로 사법 처리를 피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은 민주당과 이 대표의 대여투쟁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3일 재판 출석을 앞둔 상태이고, 향후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영장청구가 이어질 수밖에 없어 민주당과 이 대표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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