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숨 돌린 지역대학들, 생존 위한 체질 개선에 올인해야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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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6  |  수정 2023-03-06 06:52  |  발행일 2023-03-06 제27면

지난달 말 마감한 신입생 최종 등록 결과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선전했다. 대구권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신입생 충원율 90%를 훌쩍 뛰어넘어 일단 한숨 돌린 형국이다. 당초 상당폭 미달이 우려된 일부 4년제 대학뿐 아니라 주요 전문대학들도 기대 이상의 등록률을 보였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학원에서 수강생 모집하듯 대학들이 학생부 및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모셔오다시피 신입생을 모집한 데다, 일부 전문대학은 장학금 지급을 내세워 여러 편법이 동원됐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작 문제는 올해다. 당장 내년 대학에 입학할 자원들이 올해보다 3만8천여 명이 줄어든다. 입시 사상 처음으로 수험생 40만명선이 무너진다. 줄어드는 수험생 숫자는 정원 3천여 명의 종합 대학 10개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할 규모다. 더구나 수도권에 반도체 관련학과 등이 신설되면 입학 정원은 더 늘어나게 된다. 지방대학들의 향후 입시가 특히 걱정스러운 이유다.

지역대학들은 구조개혁과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 2조원 규모의 재정지원사업 집행권한이 광역 지자체로 이관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가 올해 시범 실시된다.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되면 대학들이 구조조정이나 산학협력 강화 등 혁신 노력 없이는 재정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지역대학들은 규모에 연연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등 체질 강화에 나서야 한다. 백화점식 학과 나열보다는 경쟁력을 가진 특화된 학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구조개혁을 늦추면 더 이상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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