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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이 쾌적한 도시환경과 볼거리를 위해 남산공원 입구에 인공폭포를 조성한다. 군은 예천읍 관문인 예천교 입구 남산공원에 높이 13m, 폭 25m 규모의 ‘남산폭포’조감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천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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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동 예천군수.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
경북 예천군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예천군립박서보미술관' 건립 사업을 백지화했다. 대신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예천읍 남산공원 관광 명소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7일 김학동 예천군수는 "최근 제주에서 박서보 화백의 이름으로 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한 기공식이 있었는데, 우리 군과 맺은 (미술관건립)협약은 이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며 "앞으로 군은 남산공원 명품화 사업을 통해 인근 개심사지 석탑공원, 예누리길 등을 관광공원으로 조성해 원도심 활성화와 더불어 예천 관광의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은풍면 출신 박 화백의 이름으로 예천군립박서보미술관을 건립해, 쇠퇴하던 공업 도시 빌바오를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시킨 스페인 구겐하임미술관처럼 만들어 미술 애호가, 관광객 등이 찾는 세계적 명소로 만들 계획을 추진해왔다.
박서보미술관 건립은 예천군이 2020년 박서보 화백, 서보미술문화재단 등과 '박서보미술관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으며 닻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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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김학동(오른쪽 셋째) 예천군수가 서울 연희동 박서보 화백 작업실을 방문해 박서보 화백(오른쪽 넷째)과 작품기증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됐으며 지난해 8월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 심사를 통과하는 등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제주에서 '(가칭)박서보미술관' 기공식이 열리면서 예천군의 미술관 건립 백지화가 점쳐졌다. 결국 김학동 군수가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박서보 미술관 건립 백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 건축물 설계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할 수 없는 점이 꼽혔다. 협약 당시 박 화백은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줌터의 미술관 설계를 요청했다. 이에 군은 수차례 피터 줌터와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공모방식으로는 설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건축법상 설계비 상한선이 12억 원에 그친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북지역 한 건축계 관계자는 "건축계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해외 건축가를 불러들이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 군수는 "군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한 수의계약이나 박서보 화백을 설득해 다른 유명 작가를 추천받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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