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맥주 등 주류 출고량 7년 연속 감소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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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04 20:03  |  수정 2023-04-04 20:07  |  발행일 2023-04-05
-대구지역 주류업계 고충도 만만찮아..."주류세 인상, 원재룟값 상승 등이 요인"
소주 맥주 등 주류 출고량 7년 연속 감소
7년 연속 주류 출고량이 감소하면서 지역 주류업계도 여러 고충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소주·맥주 매출이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폭탄주 자제, 와인 선호 등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 소주 등 기존 주류 출고량이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주류세 인상, 원재룟값 상승 등으로 힘든 주류업계는 수요감소로 출고량까지 계속 쪼그라들면서 연일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와 국세청 국세통계 등을 보면 2021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01만㎘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2014년(380만8천㎘) 이후 7년 연속 감소세다. 이중 희석식 소주의 출고량은 2만6천㎘로 5.6%나 감소했다.맥주 출고량(153만9천㎘)도 1.8% 줄었다.

주류 출고량이 감소한 것은 위스키, 와인 등 이색주류의 선호 등 음주 문화의 변화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와인 등을 즐기는 문화가 만연돼 있다. 감성적 분위기도 즐기며 건강도 챙기려는 웰빙 문화가 사회 전반에 안착되고 있는 셈이다.

한잔을 마셔도 개인 취향에 맞게 '맛있는 술'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반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 문화가 그 위세(?)를 잃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동안 이어지면서 회식 등 단체모임이 확 줄었던 것도 한몫했다. 실제 주류 출고량 감소율은 2019년 1.7%에서 코로나가 엄습했던 2020년 4.8%로 대폭 확대됐다. 2021년 감소율은 3.6%로 다소 나아졌지만 여진은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직장인 정모(38)씨는 "코로나 확산시기를 기점으로 폭음, 폭탄주를 즐기는 자리가 많이 줄었다. 단체 회식 등에서도 적당량의 술을 마신다. 억지로 마셔야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도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지역 제조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및 주류세 인상 등으로 출고가격 인상 부담은 커지는 데 물가 안정에 촉각을 세우는 정부 압박과 사회적 여론 악화를 우려하면서 가격 인상은 쉽지 않다.

대구의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코로나펜데믹 상황이 끝나고 이제 겨우 매출을 회복하나 싶더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주류세가 인상돼도 여건이 여러모로 녹록지 않다"며 "2020년을 기점으로 원재룟값은 35~40%까지 뛰었지만, 출고량은 25~30%가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지역 주류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것도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 진로 등 대형 주류 업체는 전국 주류 시장의 약 65%를 점유한다. 소규모 지역 업체의 주류 출고량이 줄고 각종 비용부담이 가중되면 매출 감소 폭도 커지게 된다.

일각에선 올해는 소주와 맥주의 매출이 다소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시대가 열리면서 단체 모임이 점차 늘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금복주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때는 가정용 소주 수요는 늘고 외식용 소주는 줄었지만 엔데믹때는 외식용 소주의 매출이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신장 징조가 빨리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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