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어르신공원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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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0  |  수정 2023-04-20 06:54  |  발행일 2023-04-20 제23면

현대인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공원이다. 일반적으로 공원은 자연환경 보호나 휴식 및 여가를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이 지정하거나 조성한 녹지공간을 말한다. 까마득한 옛날 도시국가 시대 때 권력자들이 조경이나 사냥터 설치를 위해 만든 공간이 공원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이용자 역시 특정계층으로 제한됐다. 근·현대적 의미의 공원이 선보인 것은 산업혁명 이후였고, 최초로 공공기관에 의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공원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다.

버려진 습지였던 센트럴파크는 당초 거대한 일터가 될 뻔했다. 19세기 중반 맨해튼 도시설계자가 치열한 삶의 현장을 기획할 무렵 조경가 옴스테드는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경가의 혜안과 도시설계자의 현명한 판단이 연간 4천만명이 방문할 정도의 세계적인 시민공원으로 거듭난 센트럴파크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공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포항시가 추진 중인 어르신공원 조성사업이 눈길을 끈다. 공원이용 연령층을 적극 반영, 맞춤형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일단 낡고 오래된 데다,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어린이공원이 대상이다. 어르신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맨발 산책로나 노인 맞춤형 운동기구·쉼터를 설치한다는 것이 골자다. 어린이공원 업그레이드와는 별개로 추진되는 이번 계획은 저출산·고령화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보인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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