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람사르습지·습지도시·지질공원' 세 마리 토끼 잡는다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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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7  |  수정 2023-04-27 08:33  |  발행일 2023-04-27 제3면
생태자원 문경돌리네습지 '세계적 명소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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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습지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문경돌리네습지 전경. 문경시는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문경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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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 정상 부근(해발 270~290m)에는 9만4천434㎡ 크기의 '문경돌리네습지'가 있다. 돌리네(doline)는 석회암 지대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녹아 형성된 접시 모양의 웅덩이로, 빗물 등이 지하로 배수가 잘돼 통상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다. 하지만 문경돌리네습지는 배수가 잘 안 돼 연중 물이 고여 있다. 돌리네 지형에 만들어진 습지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아 국제적 보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 환경부는 국내 23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문경시는 돌리네습지에 대해 △람사르 습지 등록 △람사르 습지 도시 인증 △국가지질공원 등록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해 추진 중이다. 문경돌리네습지는 람사르 습지 9개 등록 기준 가운데 맹그로브 습지처럼 희귀하거나 독특한 습지 형태를 갖추고 있어 충분히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람사르 습지 등록

국내 23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문경돌리네습지는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 습지 형성이 어려운 돌리네 지형에 형성된 습지로, 국내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생태학적으로도 습지·초원·육지 생태계가 공존해 932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 다양성이 매우 풍부하다.

람사르협약이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고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협약이지만, 등록 기준이 물새 서식지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람사르 습지 등록기준은 습지의 대표성과 고유성, 생물 다양성에 근거한 두 그룹으로 나눠 9개의 기준을 적용한다. 문경돌리네습지는 이 가운데 맹그로브 습지처럼 '생물 지리적 지역 내 확인된 자연 또는 자연에 가까운 습지 유형 중 대표적이고 희귀하거나 유일한 습지 유형'에 속한다. 멸종위기종 서식 등 생물 다양성도 풍부해 습지 등록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문경시는 2022년 11월 환경부·국립생태원 등과 람사르 습지 등록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 지난달 람사르 등록기준 검토를 거쳐 환경부에 습지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고 환경부는 람사르 사무국에 곧 등록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습지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곳은 모두 24곳이다. 1997년 강원 인제 대암산 용늪을 시작으로 창녕 우포늪, 제주 물영아리오름 등이 있다.

희소성 높은 돌리네 지형 습지
市, 람사르 등록 작업 진행 중
훼손지 복원하고 생태보 정비
지난달 습지도시 후보지 신청

지질 명소 11곳 국제적인 가치
상반기 국가공원 후보지 평가

편의시설·볼거리 확충 숙제로
내년 6월 탐방지원센터 마무리


◆람사르 습지 도시 인증

람사르 습지 도시는 람사르 습지 인근에 있고 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지역사회가 참여해 활동하는 도시로,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인증받는 도시다. 2015년 우리나라가 제안해 채택한 제도다.

문경시는 지난달 환경부에 람사르 습지 도시 후보지 신청을 했다. 올해 말 환경부의 후보지 선정 과정을 거쳐 람사르 사무국에 신청하면 2025년 짐바브웨에서 열릴 제15차 람사르 총회에서 습지 도시 인증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시는 문경돌리네습지 훼손지 복원을 위해 2019년부터 사업을 펼쳤다. 3단계로 나눠 2025년까지 91억8천여만 원을 들여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습지 안에 있던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야자 매트나 나무데크로 탐방로를 정비했다. 전망대와 관찰장소도 군데군데 만들었다. 습지 보호를 위해 사면을 정비하고 물막이 생태보와 생태통로를 설치했다. 꼬리명주나비 등의 서식처도 복원하고 석회석 지형 복원과 석회동굴 관찰원을 조성했다.

돌리네습지의 기본 지식을 익히고 체험 등을 할 탐방지원센터도 건립한다. 69억4천여만 원을 들여 짓는 센터는 돌리네습지의 생태·지질학적 가치와 환경·습지의 중요성 인식 제고, 탐방객 교육·체험, 깃대종(한 지역의 생태계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동식물) 및 홍보자료 전시 등의 기능을 갖게 된다. 내년 6월 완공 예정이다.

◆국가지질공원 인증

201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지질공원 유망 후보지 제안을 받은 문경시는 2018년 경북도의 타당성 조사와 기초 학술조사로 신규 지질공원 발굴 대상지로 떠올랐다. 2021년 후보지 인증 신청 예비현장 실사를 거쳐 문경시가 경북도에 후보지 인증 신청서를 제출했고 경북도는 2022년 환경부에 후보지 인증 신청을 했다.

선캄브리아기부터 중생대까지 다양한 암석으로 구성된 문경의 지질은 화강암 및 변성암 지대의 백두대간 높은 산과 계곡, 퇴적암 지대의 화석과 무연탄, 석회암 지대의 동굴과 카르스트 지형 등이 특징이다. 문경시가 신청한 지질공원은 911㎢에 11곳의 지질명소를 포함한다. 문경돌리네습지를 비롯해 △대한민국 대표 옛길인 문경새재 △국내 무연탄 최초 생산지인 은성탄광 석탄 채굴지 △화강암 절벽인 베바위 △쌍용계곡 △카렌 지형 중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오정산 바위공원 △동아시아 지체구조에 중요한 자료인 옥녀봉층 △화강암층이 발달한 용추계곡 △고생대 지층이 중생대 지층보다 위에 놓여 지층 역전이 일어난 토끼비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삼엽충 화석 산지인 하내리 삼엽충 화석 산지 △원추형 화강암 돔 형태의 희양산 등이다.

이 가운데 옥녀봉층과 하내리 화석 산지는 국제적 학술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문경돌리네습지·문경새재·베바위·토끼비리·희양산 등 5곳은 국가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문경시는 상반기 중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보지 평가를 받고 내년까지 인증 절차 이행 및 기반구축을 거쳐 지질공원 인증 신청을 할 방침이다.

◆풀어야 할 과제

람사르 습지, 습지 도시, 지질공원 인증의 핵심은 단연 문경돌리네습지다. 이곳이 학술적, 지질학적으로 충분한 가치를 갖지만 시민들이 관심·흥미를 갖고 습지를 방문하도록 하는 요인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숙제다. 다른 습지나 지질 명소와 확연히 구분되는 시각적 특색이 없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문경시는 생태탐방로를 아름답게 꾸미고 주차장에서 습지 입구까지 전동차를 무료로 운행하는 등 편의성과 볼거리를 늘렸다. 또 훼손 습지를 복원하면서 야생화 단지 등을 만들어 사진촬영지로 조성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1회 문경돌리네습지축제'를 열고 습지 홍보에 나섰다. 습지 내 친환경 농법으로 지은 벼 수확 체험, 습지 탐방로 걷기대회 등을 통해 돌리네습지의 존재와 가치 등을 알렸다. 내년 완공 예정인 탐방지원센터가 건립되면 습지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기구인 람사르 습지 등록 등이 이뤄지면 문경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국내외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조용민 문경시 생태지질담당은 "문경돌리네습지는 매우 귀중한 생태자원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배우는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람사르(Ramsar) 협약= 습지와 습지의 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국제 환경 협약으로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됐다.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일명 '습지협약'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세계에서 101번째로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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