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몸값 확 낮춘 전기車 나온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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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7 07:26  |  수정 2023-04-27 07:27  |  발행일 2023-04-27 제12면
■ 전기차 가격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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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참석자들이 테슬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각종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고 이는 전기차 대중화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 제품 가격을 낮추고 앞다퉈 저가형 신규모델도 출시하고 있다.

각국 보조금 축소·폐지 정책 한몫
테슬라·폭스바겐 등 공격적 행보
소형·저가 모델로 시장선점 노려
EV6 앞세운 기아 EV3 출격 준비


◆보조금 축소…가격경쟁 본격화

전기차 보급을 위해 도입한 보조금 축소는 가격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초창기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냈던 유럽은 보조금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추세다.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 상한액을 기존 6천유로에서 4천500유로로 삭감했고 영국은 2025년부터 세제 혜택을 폐지한다. 중국의 경우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도 보급 대수를 늘리고 보조금 상한선은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완성차 기업들은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테슬라는 올해 들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가격을 다섯 차례나 인하했다. '모델3'은 1천달러, '모델 Y'는 2천달러 각각 가격을 낮췄고, 고급형 라인인 '모델S'와 '모델 X'는 5천달러나 가격을 인하했다.

전기차 분야 선도기업인 테슬라가 가격을 낮추자 다른 기업도 가격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 점유율 2위인 포드는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최대 8.8% 인하했고, 중국의 BYD는 주력 모델인 '씰' 할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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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

조만간 소형 전기차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잠재적 수요가 높아 관련 시장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 2'(가칭)를 내놓겠다고 공언해 왔다. 주행거리는 기존 모델에 비해 줄어들지만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LE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ID.2ALL' 콘셉트카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목표 판매가격은 2만5천달러(약 3천346만원)로 향후 최초 '3천만원대' 전기차가 나올 것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BYD의 'Seagull', 르노의 'Renault 5 EV'도 신규 소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완성차 기업 중에선 현재 기아가 'EV3' 양산을 계획 중이다. 간판 모델인 'EV6'를 앞세운 기아는 올해 첫 대형 전기차 'EV9'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27년까지 소형에서 대형을 망라하는 총 15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가격경쟁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완성차 기업들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급구조 개선 및 대체기술 개발 등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 때문에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 인하를 위해 원자재 조달 분야에 직접 투자하거나, 배터리 제조기업과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플랫폼 공용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했다.

가격경쟁 심화는 단기적으로 완성차 판매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체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지속 성장하겠지만 각 기업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선제적 대응을 통해 전략을 수립한 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개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 보고서를 보면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증산(대량생산을 위한 생산능력 증가) 단계 진입과 '규모의 경제' 달성이 향후 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보고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신규 수익 창출의 여지가 있다"면서 "가격 전략만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가격 외에도 디자인·브랜드 이미지·안전성·편의성 등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특히 소프트웨어(SW) 관련 기반 기술의 중요성이 높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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