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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태전동 팔거천에서 포착된 수달. <북구청 제공> |
금호강 지류인 팔거천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이주·정착시키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강제 포획이 아닌 자연 유도 방식으로 수달을 옮기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2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최근 '팔거천 수달 정착 및 이주를 위한 보금자리 조성' 용역 사업자를 선정했다. 용역 기간은 1년이지만 수달이 정착할 때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확인된 수달 개별 개체 수는 6마리다.
앞서 북구청은 팔거천 재해 예방사업을 위해 공사를 하던 중 팔거천에서 수달 원서식지를 발견했다. 이에 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인적인 드물고 수달이 원활히 자리 잡을 수 있는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북구청은 팔거천에서 확인된 기존 수달 서식지에서 약 1㎞ 떨어진 장소에 보금자리 4곳, 섭식 및 배설장소 2곳을 조성한다.
용역을 통해 우선 팔거천에 서식하고 있는 수달 개체를 확인하고 주요 서식 범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GPS 위치 좌표를 이용해 수달 출현 흔적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수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개체 별 행동반경을 분석해 보금자리에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개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새로 조성한 보금자리로 수달을 유도하기 위해선 먹이 습성 등을 이용키로 했다. 팔거천에 서식하고 있는 수달이 선호하는 먹이원을 파악해 보금자리로 유도한다. 배설물 및 주요 이동장소의 자연환경 지형물에 묻은 수달 호르몬 등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보금자리로 유도하는 방안도 함께 진행한다.
수달이 팔거천 보금자리 서식 환경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팔거천에 대한 수달 서식 적합도 분석을 통해 위협요인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관리·유지 방안도 찾는다.
북구청 관계자는 "수달을 강제로 잡아 서식지를 옮기는 게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수달 스스로 보금자리를 이동하는 방식이어서 의미를 두고 있다"며 "수달이 이동한 이후에도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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