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이 사라진 지역 섬유업계, 지켜만 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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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9  |  수정 2023-05-09 07:02  |  발행일 2023-05-09 제23면

대구경북 섬유산업의 일터가 갈수록 활기를 잃고 있다. 침체일로에 있는 섬유업계가 만성적 인력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한국섬유산업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 섬유패션산업부문 부족 인력은 1천581명으로 5.1%의 인력부족률을 나타냈다. 전국에서 경기·인천(5.3%)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는 섬유 인력의 잦은 이·퇴직 탓이다. 특히 청년층이 임금·복지가 더 나은 업종으로 이·취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금 지역 섬유산업 현장엔 '29세 이하'가 5.1%, '30~39세'가 10.8%에 불과하다. 반면 중장년층은 60%를 웃돈다. 뚜렷한 노쇠화다. 지역 섬유업계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섬유산업은 과거 대구경북 경제의 아이콘이자 자부심이었다. 특히 '섬유의 메카'로 통한 대구는 1970~80년대 섬유 르네상스를 구가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대표 주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섬유가 대구를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저가 중국산에 휘둘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섬유산업 퇴조는 결국 청년들의 취업 기피로 이어졌다. 봉제업의 경우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청년 인력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

인력 수급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섬유산업의 획기적 활성화' 외엔 마땅한 방도가 없는 게 현실이다. 섬유를 다시 '돈이 되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고부가가치 창출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춰선 안 된다. 아울러 섬유기업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을 최소한 부를 수는 있지 않겠나. 섬유산업에 청년이 없으면 미래도 없음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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