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건희 컬렉션' 열풍, 삼성과 미술도시 대구의 접목을 주목

  • 논설실
  • |
  • 입력 2023-05-10  |  수정 2023-05-10 07:01  |  발행일 2023-05-10 제27면

대한민국 재계 1등 그룹인 삼성가(家)가 기증한 미술품 전시회가 대구 2곳에서 동시에 선보이면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웰컴 홈: 개화)이 10만명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국에서 온 관람객이 가세하면서 대구미술관 역대 관객 기록을 깰 태세다. 또 국립대구박물관의 '어느 수집가(이건희)의 초대'도 한 달 만에 9만명이 다녀갔다. 앞서 2년 전 대구미술관에서 첫선을 보인 이건희 컬렉션도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매진 행진으로 4만여 명이 찾았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2020년 타개하면서 2만3천여 점, 수조 원대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했다. 유증작품을 한곳에 집약할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놓고 경합이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서울로 낙착됐지만, 일부 작품들이 주요 도시에 나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대구는 알다시피 삼성의 탄생지다. 1938년 '이병철의 삼성상회'가 대구 인교동에서 출발하면서 오늘의 글로벌 기업 삼성이 완성됐다. '프로야구 대구 삼성라이온즈'도 그런 인연을 깔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의 연이은 흥행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을 향한 향수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다 국내에서 서울 다음의 미술시장을 형성하고 예술가와 애호가들이 집적된 '미술도시 대구'의 저력이 보태진 것으로 본다.

도시는 경제, 산업, 교육은 물론 문화예술의 향기까지 갖춰야 융성한다. 대구가 생산력에서 다소 처져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지만, 미술을 필두로 음악 등의 문화적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번처럼 시민적 열기와 문화 소양이 얹힌다면 대구의 도시브랜드가 될 수 있다. 삼성이란 경제 요소와 문화적 요인이 접목한 이건희 컬렉션을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