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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의 소멸 위기는 이미 현실화됐다. 낮은 출산율, 고령 인구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땐 하루 최대 15명이 줄고 있다고 한다. 4월 기준(1만5천920명) 인구를 고려했을 때, 현재 추세라면 인구 소멸 위기 극복의 골든 타임은 3년 정도다.
위기 상황 속에서 군의 몸부림은 그야말로 처절하다. 보고 있으면 눈시울이 뜨거울 정도다. 각종 인프라 구축 부족 등 출발점부터 뒤처진 상황이라, 말 그대로 '눈물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양수발전소 유치에 '직'을 걸었다. 소멸 위기 극복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연함이 엿보인다. 다행인 점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현지 실사를 진행한 결과, 입지 조건 등을 두고 긍정적 평가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하루아침에 고향이 사라질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살아온 군민의 기대는 매우 크다. 아이러니다.
군은 몇 해 전 수비면 일대에 댐 건설을 추진한 적 있다. 당시 우선순위가 높아 사업 추진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으나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끝내 사업이 백지화됐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군은 '청신호'도 '적신호'인 것처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양수발전소 유치가 전부가 아니다. 획기적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군부대 영외자 숙소 유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군은 그간 일월산 공군부대에 대해 기반시설 등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영외자 숙소는 타 지역에 있어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았다. 군은 숙소 이전을 촉구하는 한편, 각종 메리트 등도 제시했다.
전국적으로 수용 과밀상태에 이른 교도소 유치전은 민선 7기 때부터 일찌감치 나서 왔다. 이미 실현 가능성, 타당성 등을 고려해 추진위원회도 구성해 둔 상태다.
군은 앞으로 양수발전소 유치를 시작으로 소멸 위기 극복 프로젝트에 내실을 다져 나갈 계획이다. 민(民) 중심의 추진위원회 구성, 관(官)의 정책 지원 등 민관 협력을 강화한다. 현재 군내 100여 개 기관·단체는 '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대과제 앞에 똘똘 뭉쳐있다.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비장한 의지가 느껴진다.
지방 소멸 극복은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의 획기적 대책이 절실하다. 그러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지금의 영양군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단순한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영양군. 일 한번 내보기를 기대한다.
배운철<경북부>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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