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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한국전력기술 '지속 가능 성장 및 도약을 위한 노사 공동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한전기술 김성암 사장·하진수 노조위원장이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내빈 등 임직원과 함께 노사화합을 통한 재도약을 결의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
경북 김천혁신도시의 에너지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문 공기업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영난을 겪어 온 한국전력기술이 16일 '(지속 가능 성장 및 도약을 위한) 노사 공동 비전 선포식'을 열고 노사화합을 통한 재도약을 결의했다.
지자체, 학계, 경제계 등 각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선포식에서 한전기술 노·사는 'Technology for Earth, Energy for Human(환경을 생각하는 기술, 사람을 향한 기술)'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양측은 노사화합을 통해 △원전 전주기 책임 설계기관 △순수 한국형 원자로 및 해양부유식 SMR(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 △디지털 전환을 뛰어넘는 미래 기술 확대 △Work and Life Harmony(일과 삶의 조화) 실현 △살아 숨 쉬는 즐거운 일터 △지역사회 공헌 및 상생협력 등 6대 과제를 완수함으로써 목표에 다가설 계획이다.
아울러 자치단체(경북도·김천시·김천시의회)와 지역 상생협약을, 학계(경북대·금오공대·경운대)와 산학협력협약을, 경제계(대우조선해양·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와는 SMR 선도 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기술 개발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기술 자립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해 왔다"며 "경북도는 원자력산업 발전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은 "그동안 급변한 에너지 정책으로 국가자산인 (원전)전문기술인력을 유지하고, 독보적 기술을 계승해 발전시켜야 할 (한전기술) 본연의 의무에 전념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는 노·사간의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 한편 에너지 안보의 일익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하진수 노조위원장은 "오늘 선포된 미래 비전이 노·사간의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현실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전기술은 지난 2017년 탈원전 정책 이후 매출이 급감한 데다, 영업이익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협력업체들은 하도급 물량 감소로 김천혁신도시로 이전계획을 취소하는 등 혁신도시 조성에도 큰 차질을 빚게 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은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 이후의 해외 진출과 연계되지 못하는 등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고, 가장 앞서 있던 SMR(소형모듈원자로) 부문의 경쟁력마저 상실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편 한전기술 노조는 지난 10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 1989년 가입 이래 34년 만이다. 노조는 "우리의 업무와 상충하는 상급 단체(민주노총)의 에너지 정책 지향점이 결별의 배경이다. 대책 없는 탈원전 정책은 수십 년 쌓아 온 우리의 기술력을 훼손했고, 회사의 생존마저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한전기술은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로 노사 대통합의 전기를 맞게됐다"면서 "전문노련(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신) 발족에 주도적 역할을 한 한전기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여타 노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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