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구제역, 경북 한우농가 '벌벌'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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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8  |  수정 2023-05-17 18:52  |  발행일 2023-05-18 제2면
상주, 문경 가축시장 잠정 휴장

축산농가,구제역 차단에 안간힘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획득 물거품
4년 만에 구제역, 경북 한우농가 벌벌
구제역 확산의 영향으로 문경 전자경매 가축시장이 폐쇄됐다. <문경시 제공>

충북지역 한우농가의 구제역 확산에 경북지역 농가들이 벌벌 떨고 있다. 지난 2019년 경기 안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4년 만에 구제역이 다시 퍼지면서 지역 농가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상주시 한우 농가들은 구제역 확산에 따른 가축시장 폐쇄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사료 값이 급격히 오른 상황에 구제역이 퍼지면서 농가들의 손발이 꽁꽁 묶인 상황이다. 상주 계산동에서 한우 300여 마리를 사육하는 김모 씨는 구제역 확산을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출하 시기가 지난 소가 25마리나 있는데, 도축장에서 받아주지 않아 사료만 축내고 있다"며 "안 그래도 사료 값은 금값인 데 소 값은 바닥이다 .구제역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울상을 지었다.

충북과 인접해 있는 상주와 문경의 가축시장은 각각 지난 12일과 15일부터 잠정 휴장에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20일까지 전국 우제류 농가에 긴급 백신 접종 완료와 함께 철저한 소독을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충북 청주 구제역 발생 농가와 불과 27km 떨어진 문경시는 축산 농가들의 구제역 차단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구제역 방역상황실을 설치하고, 거점 소독장(문경시 사격장길 20)에서 24시간 축산차량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출하 2주 전이나 2개월 미만 가축을 제외한 모든 농가에 긴급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문경에서 한우를 1천500마리 사육하고 있는 방모 씨는 "한동안 구제역이 잠잠해 농가에서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한 면도 없지 않다"라며 "모든 개체에 항체가 생성되면 구제역 문제는 다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 소재 한우 농장 구제역 바이러스는 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지역 바이러스와 98.9% 상동성을 보인다. 이에 정부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구제역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구제역 재확산에 따라 한우 수출에 필요한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획득이 어려워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하는 제90차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총회에서 구제역 청정국 지위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제역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지역 농가들은 구제역 확산과 출하 지연, 한우 가격 하락 등을 이겨낼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종효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가만히 참고 기다리라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농가에 힘이 될만한 참신한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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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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