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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 천세균 본부장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평소에 가족들과 장기기증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 천세균 본부장이 이같이 강조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기기증과 관련된 홍보와 캠페인, 교육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천 본부장은 병으로 고생하다 장기 기증을 받게 된 지인의 사례를 지켜보며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과거 가까운 지인이 심한 간 경화로 인해 위중했던 적이 있습니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과 젊은 나이에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간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 지인이 기적적으로 간 이식을 받게 됐습니다. 하루하루가 위태롭던 사람이 이식 수술을 받고 생명을 10년 정도 연장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장기기증이 더욱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우리가 미리 장기기증 등록을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뇌사자가 발생하면 관계기관에서 환자 가족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묻고 설득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런 일을 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곧 세상을 떠날 환자의 가족 앞에서 다른 사람은 숨 쉬는 것조차 미안한 일인데,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정말 죄송스러운 일이지요. 그런데 뇌사자가 미리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해놓은 상태라면 가족들에게 장기 기증 의사를 묻거나 이해를 구하는 일이 좀 나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기증 등록을 한 이후에도 평소 가족끼리 장기 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동의를 구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기기증은 한 사람의 '죽음'과 연관된 일이지요. 그런데 나와 내 가족이 언젠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상에서 떠올리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는 의미 있는 마지막에 대해 가족·지인과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합니다. 뇌사자 한 명이 장기 기증을 결정하면 최대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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