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확산 앞장서는 사람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천세균 대구·경북본부장 "미리 등록 중요…가족과 자연스럽게 얘기 나눠 보세요"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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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9  |  수정 2023-05-19 07:14  |  발행일 2023-05-19 제34면

[장기기증 확산 앞장서는 사람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천세균 대구·경북본부장 미리 등록 중요…가족과 자연스럽게 얘기 나눠 보세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 천세균 본부장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소에 가족들과 장기기증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대구·경북지부 천세균 본부장이 이같이 강조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기기증과 관련된 홍보와 캠페인, 교육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천 본부장은 병으로 고생하다 장기 기증을 받게 된 지인의 사례를 지켜보며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과거 가까운 지인이 심한 간 경화로 인해 위중했던 적이 있습니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과 젊은 나이에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간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 지인이 기적적으로 간 이식을 받게 됐습니다. 하루하루가 위태롭던 사람이 이식 수술을 받고 생명을 10년 정도 연장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장기기증이 더욱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우리가 미리 장기기증 등록을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뇌사자가 발생하면 관계기관에서 환자 가족에게 장기기증 의사를 묻고 설득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런 일을 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곧 세상을 떠날 환자의 가족 앞에서 다른 사람은 숨 쉬는 것조차 미안한 일인데,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정말 죄송스러운 일이지요. 그런데 뇌사자가 미리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해놓은 상태라면 가족들에게 장기 기증 의사를 묻거나 이해를 구하는 일이 좀 나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기증 등록을 한 이후에도 평소 가족끼리 장기 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동의를 구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기기증은 한 사람의 '죽음'과 연관된 일이지요. 그런데 나와 내 가족이 언젠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상에서 떠올리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는 의미 있는 마지막에 대해 가족·지인과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합니다. 뇌사자 한 명이 장기 기증을 결정하면 최대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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