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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대구서구문화회관 공연기획 PD) |
신록의 5월, 지역 문화예술기관이 올해 상반기에 계획한 주요 사업을 대부분 추진하며 작년보다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공연과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서구도 주민자치형 마을 축제와 함께 이현공원 숲속열린음악회로 5천여 명 관객이 참석한 본격적인 야외 공연을 시작했다. 도시 브랜딩을 위해 한 도시가 한 축제를 성공시키기 어려움에도 대구는 지역·기관·장르별로 구성한 다양한 축제를 소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아가 보면 지자체별로 양산한 축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경쟁력 없는 일부 축제는 폐지하거나 실질적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와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의견 등 지원방안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또한, 지역축제 발전을 위한 포럼 또한 유사한 형태의 결과 공유회만을 답습하지 않고 문화예술, 문화산업, 대중문화 등 분야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제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대구의 5월은 공연과 축제로 화려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 봄 시즌이 정례적인 행사 위주로 지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그동안 응축했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며 도시 전체가 즐거운 느낌이다. 예술단체는 그간 쌓아둔 기량을 마음껏 선보이고 생활예술단체는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축제장 체험 부스와 거리예술인 등 모두 행복한 얼굴이다.
다만, 중복된 일정으로 인해 관계자 모두 일인다역을 소화하는 일이 많아졌다. 섭외 전쟁이 일어나는 이 시즌에는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예술인과 스태프가 대구 출연을 반가워한다. 10여 년 전 유명 예술인을 섭외하려면 '지방 공연'으로만 인식했다면, 이제 본인의 주요 경력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대구의 인프라에 감탄하고 시민의 문화 수준을 칭찬하며 적극적으로 지역예술인과 협업해 우수한 시리즈 공연을 기획한다.
국제교류도 일회성 예술인 초청과 인기몰이식의 연예인 섭외가 아닌 출연진 교류, 작품 교류 등 실질적인 교류를 지속하며 10~20년간 이어진 공연예술축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는 대구가 유일하다. 관광 패키지 연계가 다시 활성화되어 매년 더 많은 해외 관광객이 대구를 찾아오고, 향후 신공항 시대를 맞이하면서 다양한 관광 연계로 해외 관광객을 유치해 명실공히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가 되길 바란다. 서구도 신공항과 공항철도를 연결하는 KTX 서대구역과 함께 대구의 중추적인 문화 허브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김상욱〈대구서구문화회관 공연기획 PD〉

김상욱 대구서구문화회관 공연기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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