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민 삶 옥죄는 식품물가 고공행진, 두고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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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7  |  수정 2023-06-07 06:56  |  발행일 2023-06-07 제27면

장을 보거나 외식하는 일이 겁나고 두려운 세상이다. 안 오르는 게 없을 정도다. 아껴 쓰고 싶어도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국민 먹거리' 라면을 위시해서 치즈·어묵·빵·김밥 등 가공식품이나 외식물가 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게다가 원유(原乳)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어 '밀크플레이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쯤 되면 충격파 완화를 위한 고민과 대책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전년 동월 대비 13.1%가 올랐다. 이는 2009년 2월의 14.3%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잼은 35.5%, 어묵 19.7%, 김밥 10.1%가 인상되는 등 상승곡선은 가팔라졌다. 특히 2년 전과 비교하면 가공식품과 외식 부분의 세부품목 112개 중 무려 89개(79.5%)가 10% 이상 올랐다. 그리고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3%보다 먹거리 관련 물가 상승률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만큼 체감도는 훨씬 직접적이고 현실적이다.

낙농진흥회는 오는 9일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유가격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료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원유가격이 상승하면 빵이나 아이스크림값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원가가 오르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물가의 상승세는 민심과 직결되기 마련이다. 인상요인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고 적절한 대책 및 관리를 통해 생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것이 정부의 책임이자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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