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누구나 한번쯤, 발레

  •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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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8  |  수정 2023-06-08 08:28  |  발행일 2023-06-08 제16면

[문화산책] 누구나 한번쯤, 발레
김분선<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여성이라면 한 번쯤 발레리나가 되는 상상을 한다. 가녀린 몸매에 하늘하늘한 하얀색 시폰 치마를 입고 분홍색 토슈즈를 신은 모습을 한 번씩 상상해 봤을 것이다. 필자 역시 발레리나가 되는 상상을 했었다. 지금은 현대무용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릴 적 친구들 앞에서 발레리나가 될 거라며 발레를 추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책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중 '누구나 한 번쯤 발레'라는 목차가 있다. 그 본문에는 '발레 동작들은 다른 모든 운동의 기본이 되는 유연성을 키워주며 몸매 라인을 살려 주는 데에 발레만 한 것이 없다'라고 적혀 있다. 필자는 어릴 적 각진 어깨와 짧은 목을 가지고 있었지만, 발레를 함으로써 목선이 길어지는 효과를 보았다.

발레는 전문 무용수들에겐 과한 스트레칭과 무리한 점프 동작, 계속되는 반복연습으로 부상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세불균형인 사람들에겐 좌우 대칭 운동인 발레를 함으로써 자세교정에 가장 좋은 운동이 된다.

6년 전 필자는 발레 클래스 중 왼쪽 발목을 접질려 인대가 완전 파열 된 적이 있다. 그 당시 좌우 하체 굵기가 엄청나게 차이 났으며 발목에는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다. 그때 기초발레 동작인 point(발끝을 앞으로 뻗어내는 동작), flex(발끝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동작), plie(무릎을 구부리는 동작으로 허벅지 운동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발레의 가장 기본 동작)를 하며 양쪽 다리의 밸런스를 맞추는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발레로 다친 발목을 발레로 재활을 하게 된 셈이다.

현대인들은 잦은 휴대전화 사용으로 거북목과 굽은 어깨가 많다. 폴드브라(발레에서 팔을 사용하는 움직임)를 통해 어깨 관절을 풀어주고, 앞으로 빠진 목을 바로 세워줌으로써 거북목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일하거나 서서 일하는 사람들은 허리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이들에게 발레를 통해 바른 자세를 인지시키고, 스완(상체를 뒤로 젖혀 늘려줌) 자세로 척추 스트레칭이나 척추기립근 강화 운동을 시켜 줌으로써 허리통증을 줄여주기도 한다.

'오(O)다리'로 무릎이 벌어져 있는 사람들에겐 골반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며 올바른 무릎과 발의 정렬, 하체 근육 사용법을 통해 다리 교정 효과도 볼 수 있다. 발레는 어떤 특정인이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아니라 내 몸을 가꾸고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한 운동으로 누구든지 발레를 즐기며 건강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 혹은 필자와 같은 좌우 불균형으로 인해 재활해야 하는 분들이 있다면 발레를 추천해 본다.
김분선<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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