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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등 '정치 쇄신 3대 과제' 공동 서약을 야당에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표연설을 '궤변'이라 평가절하한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선 '반쪽짜리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 정답은 민심"이라며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을 제안했다.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 가운데 약 30명을 줄이자는 것이다. 또 '코인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을 향해 "무단결근, 연락 두절에 칩거까지 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그런 직장이 어디 있나. 출근 안 하고 일 안 하면 월급도 안 받는 것이 상식이고 양심"이라며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특히 "국회가 드디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때가 왔다. 우리 모두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자. 야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전날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 "만시지탄이나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 대표는 국민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겨 국민을 속였다.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전날 윤석열 정부를 비난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사돈남말'(사법리스크·돈봉투 비리·남탓 전문·말로만 특권 포기)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 장황한 궤변이었다"고 일축했다.
문제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계속됐다. 김 대표는 "공수처, 검수완박, 엉터리 선거법 처리와 같은 정쟁에 빠져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과연 문재인 정권에서 '정치'라는 게 있긴 있었나"라며 "야당 대표라는 분께서 중국 대사 앞에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오는 건 외교가 아니라 굴종적 사대주의"라고 일갈했다. 또 "(민주당 의원들은) 공천 때문에 특정 정치인 개인의 왜곡된 권력 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라.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노동 개혁, 조세개혁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노조비가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노조, 고용세습으로 청년의 기회를 차단하는 특권 대물림 노조도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공정채용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로자의 자율적 선택에 따라 쉬고 싶을 때 확 쉬고 일할 때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 '윈윈'"이라고 했다.
전날 이 대표가 주장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에 대해 김 대표는 "재정 중독 제어 장치로 '재정 준칙'을 도입해야 하며, 조삼모사로 국민을 속이는 '추경 중독'도 이제 끊어야 한다"면서 "복지정책 기조도 확 바꿔야 한다. 획일적이고 무차별적 현금 살포가 아니라 족집게식 '맞춤형 복지'로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정상화 노력은 국민 이익, 국가의 앞날을 생각하며 내린 고독한 결단"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후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땠나. 죽창가만 부르며 조직적으로 '반일 선동'을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세습 독재자 김정은 이익만 대변했다.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두 손 모아 호소드리겠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매섭게 꾸짖어 달라. 반드시 성과와 변화로 국민 여러분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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