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공항 후적지에 100층 빌딩을 세우자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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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8  |  수정 2023-06-28 06:51  |  발행일 2023-06-28 제26면
도시의 경쟁력은 랜드마크
두바이 하면 부르즈할리파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K2 후적지 개발사업 할 때
초고층 최고 건축물 지어야

[동대구로에서] 공항 후적지에 100층 빌딩을 세우자
진 식 사회부장

그 도시의 경쟁력은 랜드마크다. 우리는 두바이 하면 가장 먼저 '부르즈 할리파'를 떠올린다. 높이 828m,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초고층 빌딩이다. 두바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라는데 누구나 공감하는 세계적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두바이가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된 데는 바로 부르즈 할리파가 중심에 있다. 야자수 모양으로 유명한 인공섬 팜 아일랜드와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센터 두바이몰도 부르즈 할리파가 있어 가능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사막에서 바벨탑과 같은 흡입력으로 연간 1억명의 관광객을 빨아들인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는 단연 '마리나 베이 샌즈'다. 57층 높이 5성급 호텔 3개 동의 꼭대기 층을 연결해 거대한 배를 떠받드는 모습으로 만든 게 압권이다. 배 위에선 싱가포르강을 따라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금융사가 입주한 초고층 빌딩들이 내뿜는 휘황찬란한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야경은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배 한 쪽엔 수영장도 조성해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관광객들이 들끓을 수밖에 없다.

부르즈 할리파와 마리나 베이 샌즈는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를 대표한다. 코리아를 대표하는 건물은 뭘까. 한동안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249m)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높았다. 지금은 서울 롯데월드타워(123층·555m)가 63빌딩을 대신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101층·412m), 서울 파크원(69층·333m), 인천 포스코 타워(68층·312m), 부산 두산 위브더제니스(80층·301m) 등이 높이 300m 이상 초고층 건물의 뒤를 잇는다.

이들 건물은 대한민국 스카이라인을 바꿔놨다. '마천루(摩天樓)' 경쟁이 하늘을 찌르면서 도시 경쟁력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대구는 빠져 있다. 기껏해야 수성 SK 리더스 뷰(57층·186m) 정도다. 높이 200m가 되지 않아 초고층 건축물 축에 낄 수도 없다. 이것만 봐도 대구가 왜 대한민국 3대 도시에서 밀려났는지를 상징적으로 알 수 있다.

마침 K2 군공항이 이전하고 남은 자리에 대규모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고 한다. 대구도 초고층 건축물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K2 후적지에 '24시간 잠들지 않는 미래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홍 시장은 지난달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출장 다녀왔다. 그도 부르즈 할리파와 마리나 베이 샌즈를 둘러봤다. 홍 시장이 왜 이곳들을 찾았을까. 짐작건대 K2 후적지에 대구의 랜드마크를 세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왕에 랜드마크를 만들 것이면, 최소한 100층(300m 이상)은 돼야 한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롯데월드타워도 뛰어넘었으면 한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톱'을 한번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글로벌 물류 허브'를 지향하는 TK신공항에다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보유한 대구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진 식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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