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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10월 3일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준공 당시 심었던 기념수 앞에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포스코 제공> |
"제철보국의 사명감으로 근무한 50년, 후배들이 향후 100년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종합 준공 50주년'을 맞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직원들은 그 역사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지난 3일 포항제철소 종합 준공 50주년을 맞았다. 포항제철소 1기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공사 규모의 3배인 1천204억 원이 투자되고 연인원 325만 명이 투입된 대형 공사였다.
포항제철소 1기 건립은 '제철보국'이란 사명감으로 1970년 4월 1일에 첫 삽을 떠 3년 3개월 동안 추진돼 1973년 7월 3일 연간 103만 t 규모의 종합제철 공장이 준공됐다.
현재 포항제철소는 39개의 공장을 갖춘 웅장한 모습이다. 하지만 50년 전에는 5개의 공장과 몇몇 부대 시설들만 있었다.
후판공장, 열연공장, 제선공장, 제강공장, 강편공장 등 5개의 1기 공장들은 포스코가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주춧돌 역할을 했다.
포항제철소 최초의 공장인 1후판공장은 1972년 7월 4일에 준공됐다.
1982년 1후판 공장에 입사한 이준열 과장은 "1후판 공장은 포스코에서 처음 철강제품을 생산한 공장이다 보니 조업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들이 일치단결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초창기에는 육군사관학교를 방불케 하는 군기와 조직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입사원 시절 박태준 명예회장님께서 공장에 불시 방문하신 적이 있었다. 한 선배가 회장님을 몰라보고 '위에 크레인 지나가요, 조심하세요'라며 뒤에서 어깨동무를 했었다. 그 선배는 곧 회장님을 알아보고 아연실색했지만, 회장님은 '고맙다'며 넘어가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열연공장은 1972년 10월 3일 연간 1만 t 규모로 준공된 이후, 연간 350만 t까지 생산능력을 키워왔다. 올해 제품 생산 누계 2억 t을 달성했다.
1982년 1열연공장에 입사한 백승일 과장은 "40년 넘게 매일 같은 공장에서 일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지 몰랐는데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자식을 보면서 세월을 실감했다"며 준공 5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또 "1열연공장에서 양성된 인재들이 2열연공장을 가동했고, 광양 열연공장과 해외 법인까지 1열연공장 출신들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며 "오늘이 있기까지 노력해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하고, 후배들이 향후 100년 더 가동할 좋은 공장을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선재공장에서는 강편공장이 1976년 6월 19일에 가장 먼저 준공됐다. 준공 초기 연간 15만 t을 생산했지만, 설비 개선 등으로 240만 t까지 생산한다. 강승구 부공장장은 "과거에는 작업자 피로도가 높았는데 선배들의 조업 노하우를 반영한 자동화 기술을 구축해 생산량과 품질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보람을 느낀다"며 "강편공장은 다른 선재공장에 비해 규모가 작아 폐쇄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고급 반제품 생산에 특화돼 지금까지도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1고로는 1973년 6월 8일 준공해 다음 날인 9일에 첫 쇳물을 생산했고, 지난 2021년 12월에 종풍했다. 1고로는 반세기 가까이 5천520만톤에 육박하는 쇳물을 생산해내며 국가 경제성장에 견인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민족고로', '경제고로' 라고 불려왔다. 1고로는 우리나라의 최장수 용광로로서 향후 고로박물관으로 건립된다.
1고로에서 박물관 건립을 준비하고 있는 남복용 주임은 "1고로는 다른 고로들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오히려 규모가 작다 보니 쇳물 품질 개선 등 기술개발을 하는 데에도 활용되며 50년동안 쇳물 생산 이상의 역할을 감당한 포항제철소의 기둥이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1기공장을 토대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었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31년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1기 고로를 착공할 예정이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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