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전장 우크라이나 방문, 한국외교 이정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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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7  |  수정 2023-07-17 06:57  |  발행일 2023-07-17 제27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나토 정상회의와 폴란드 국빈 방문에 이어 극비리에 추진됐다. 수도 키이우 마린스키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고, 피폭된 인근 도시들을 찾아 전쟁의 참상을 직접 목격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우리 군대가 파견된 나라를 제외하고 제3국과 전쟁 중인 전장을 연대차원에서 직접 방문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또 다른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의 존재를 감안할 때 윤 대통령 말대로 굉장히 고심 끝에 내린 행보였음이 틀림없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선은 한반도와 엄청 떨어진 유럽이란 점에서 대한민국의 직접적 영향권이 아닌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 지원은 후환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주장은 작금의 국제정치 질서와 이번 전쟁의 도덕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다면 타당한 것이 아니다. 2차대전 직후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능력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도 현지를 직접 찾았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와의 면담에서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을 언급하며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물론 한국의 실리를 염둔에 둔 측면도 있다. 전쟁은 언젠가 종식될 것이고,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국토의 재건 또한 불가피하다. 물경 1천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도로 항만 등 SOC 건설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의 진출이 예고되고 있다. 지구촌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는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엄중한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이 선택한 외교적 이정표의 하나가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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