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는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반복되면서 극한호우라는 단어가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극한호우라는 표현은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만들어졌다.
기상청은 긴급재난 문자 발송 기준을 만들면서 '한 시간 50㎜·세 시간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쏟아질 경우 '극한호우'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더라도 한 시간 동안 72㎜의 비가 내리면 재난 문자가 발송된다. 한 시간에 72㎜가 오면, 세 시간 강수량이 81㎜ 이상 될 확률이 95%에 달해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590.8㎜로 집계돼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역대 강수량 중 넷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3~18일 엿새 동안 경북북부 내륙과 경북북동 산지에는 300~520㎜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고, 그 외 대구경북지역에서도 60~250㎜의 비가 쏟아졌다.
문제는 강수량과 별개로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극한호우는 손 쓸 틈도 없이 대형 참사를 키운다는 점이다. 단순 침수 피해뿐만 아니라 산사태, 지하 공간 및 대규모 농작물 침수 등 피해 양상도 점차 다양하고 극단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총 230건의 산사태가 발생해 18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예천 효자면 백석리를 덮친 산사태만 하더라도 순식간에 마을을 덮쳐 사망·실종자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참사를 낳았다. 심지어 이 일대는 정부에서 별도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이 아닌 곳임이 확인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극단적인 기후로 인한 참사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가 경북 동해안을 강타해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올해도 충북 청주에서 지난 15일 급속도로 불어난 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넘쳐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극한호우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가격 또한 줄줄이 오르고 있다. 지난 10~18일 접수된 농작물 침수 및 낙과 등 피해 농지 면적은 2만7천94.8㏊에 달했다. 가축 피해 또한 10만5천28두로 올여름 밥상 물가뿐만 아니라 추석 차례상을 차리기 위한 비용까지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함동주 대구지방기상청장은 "덥고 습한 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저기압 기단이 충청도와 경상도 부근에서 수렴되면서 대류가 매우 강하게 발달해 강한 비가 내렸고, 앞으로도 이 같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변화가 점점 더 가속화하면 위험 기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집중 호우에 취약한 장소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기상청은 긴급재난 문자 발송 기준을 만들면서 '한 시간 50㎜·세 시간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쏟아질 경우 '극한호우'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더라도 한 시간 동안 72㎜의 비가 내리면 재난 문자가 발송된다. 한 시간에 72㎜가 오면, 세 시간 강수량이 81㎜ 이상 될 확률이 95%에 달해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590.8㎜로 집계돼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역대 강수량 중 넷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3~18일 엿새 동안 경북북부 내륙과 경북북동 산지에는 300~520㎜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고, 그 외 대구경북지역에서도 60~250㎜의 비가 쏟아졌다.
문제는 강수량과 별개로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극한호우는 손 쓸 틈도 없이 대형 참사를 키운다는 점이다. 단순 침수 피해뿐만 아니라 산사태, 지하 공간 및 대규모 농작물 침수 등 피해 양상도 점차 다양하고 극단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기준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총 230건의 산사태가 발생해 18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예천 효자면 백석리를 덮친 산사태만 하더라도 순식간에 마을을 덮쳐 사망·실종자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참사를 낳았다. 심지어 이 일대는 정부에서 별도 관리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이 아닌 곳임이 확인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극단적인 기후로 인한 참사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가 경북 동해안을 강타해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올해도 충북 청주에서 지난 15일 급속도로 불어난 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넘쳐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극한호우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가격 또한 줄줄이 오르고 있다. 지난 10~18일 접수된 농작물 침수 및 낙과 등 피해 농지 면적은 2만7천94.8㏊에 달했다. 가축 피해 또한 10만5천28두로 올여름 밥상 물가뿐만 아니라 추석 차례상을 차리기 위한 비용까지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함동주 대구지방기상청장은 "덥고 습한 고기압과 차고 건조한 저기압 기단이 충청도와 경상도 부근에서 수렴되면서 대류가 매우 강하게 발달해 강한 비가 내렸고, 앞으로도 이 같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기후변화가 점점 더 가속화하면 위험 기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집중 호우에 취약한 장소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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