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희망의 책(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는 메시지), 자연서 배워 인간에게…제인 구달의 메시지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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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1  |  수정 2023-07-21 08:27  |  발행일 2023-07-21 제16면
책 공저자이자 기획자 에이브럼스
구달과의 두차례 대담 내용 담아내
다음번 모험 기대·희망으로 마무리

[신간] 희망의 책(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는 메시지), 자연서 배워 인간에게…제인 구달의 메시지
제인 구달의 연구 방식은 전통적 과학자들과는 달랐지만 결국 오늘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냈다. 〈(주)사이언스북스 ⓒJANE GOODALL INSTITUTE/HUGO VAN LAWICK 제공〉
[신간] 희망의 책(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는 메시지), 자연서 배워 인간에게…제인 구달의 메시지
제인 구달·더글라스 에이브럼스 외 1명 지음/변용란 옮김/사이언스북스/360쪽/1만8천원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본머스에서 자란 제인 구달은 1957년 케냐 방문 중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를 처음 만난 이후 1960년 곰베 침팬지를 관찰하러 떠났다. 제인 구달은 '희망의 책'에서 시간이 지나면 침팬지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없었다면 다 포기했을 것이라고 회상한다.

제인 구달은 아프리카 전역의 침팬지들에 대한 위협을 깨닫고 1986년 6개국 현장을 방문한 후 비단 침팬지뿐만 아니라 인간과 환경 전반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자 전 세계를 다니기 시작했다.

제인 구달 연구소(Jane Goodall Institute)는 침팬지를 비롯한 야생동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1977년 설립됐으며 현재 세계 2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이 책의 공저자이자 기획자인 더글라스 에이브럼스는 전작 '기쁨의 발견(The Book of Joy)'에서 달라이 라마,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를 만나 나눈 대화를 담아낸 바 있다.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로 희망이 사라진 듯한 이 시대, 희망의 메신저 제인 구달과의 만남은 곧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절실한 것이 되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눠 구성된다. 1부 '희망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두 사람이 생각하는 희망의 진정한 의미를 떠올리며 어떻게 희망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탐구하고 있다. 2부 '희망에 대한 제인의 네 가지 이유'는 희망의 네 가지 주요 근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인 구달은 인간의 놀라운 지능, 자연의 회복 탄력성, 젊음의 힘,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을 희망의 이유로 꼽는다. 3부 '희망은 끊임없이 갱신된다'는 제인 구달의 여정이 처음 시작된 시절에서 출발해 다음번 모험에 대한 기대로,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두 사람의 첫 번째 만남은 2019년 8월 에이브럼스가 탄자니아의 옛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제인 구달의 집을 방문하며 시작됐다. 1년에 300일 이상 세계를 다니며 바쁜 활동을 해 온 제인 구달은 1년에 두 번씩 손자들이 지내고 있는 다르에스살람에 잠시 들른다. 에이브럼스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게 되어 갑작스럽게 중단된 대담은 2019년 12월 네덜란드 위더레흐트 근처의 자연보호 구역에서 재개됐다. 탄자니아, 미국, 중국, 전 세계에서 조금씩 뿌리내리기 시작한 제인 구달의 열정이 어느덧 젊은이들 손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 내는지를 하나하나 들려준다.

"멋진 말씀이지만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압도적인 독재와 폭정을 생각하면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라는 에이브럼스의 회의적 질문에 제인 구달은 기꺼이 답한다. "하지만 수백만 개의 물방울이 실제로 바다를 이루잖아요."

세 번째 만남은 제인 구달이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 본머스의 고향 집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가을쯤 '줌(zoom)'을 통해 각각 본머스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다시금 연결될 수 있었다.

인간만이 지구에서 개성과 감각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님을 알고 있던 제인 구달의 연구 방식은 전통적 과학자들과는 달랐지만 결국 오늘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냈다. 1986년 의학 연구소의 침팬지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선 제인 구달은 이후 쉼 없이 새로운 강단에 서고 청중의 손을 잡아 왔다. 제인 구달이 자연을 연구하면서 배웠던 희망의 이야기를 공유한 이 책은 우리 모두의 행동이 다른 이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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