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기적의 소재에서 골칫거리 플라스틱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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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2  |  수정 2023-08-02 07:08  |  발행일 2023-08-02 제22면

[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기적의 소재에서 골칫거리 플라스틱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유리보다 단단하며 깨지지 않고 금속이나 바위보다 가공하기 쉽고 저렴하므로 우리 삶의 질을 끌어올려 한때는 '신의 선물' 혹은 '기적의 소재'로 불렸고 1950년대까지만 해도 비단이나 유리처럼 소중했던 플라스틱이 이제는 누구나 걱정하는 골칫거리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 이유는 우선 너무 흔하고, 폐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한 가정에서 하루에 약 0.5㎏ 이상의 플라스틱을 버려 2020년 기준으로 매일 1만2천t의 폐플라스틱이 발생하였다.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지난 10년간 소폭 증가하였으나 50% 수준에 그치고 있고 정부에서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 억제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2025년에도 매일 1만t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3천400만t에서 2019년 4억6천만t으로 크게 증가했고, 플라스틱 폐기물은 같은 기간에 1억5천600만t에서 3억5천300만t으로 2배 이상 더욱 크게 늘었다. 많은 플라스틱은 사용 후 재활용되지 않고 대부분 소각, 매립, 방치되므로 피부로 느끼는 피해와 지구온난화의 악영향은 매우 크다. 누구나 느끼지만, 코로나하에서는 더욱 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여 플라스틱 쓰레기는 최근까지 더욱 급격하게 늘고 있고 적절한 노력이 없으면 온 산하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덮이고 말 것이다.

한편, 2027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규모가 83조원(2022년은 약 60조원)으로 전망될 정도로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이후 그 시장 규모는 연평균 7.4% 성장하고 있고, 같은 기간의 전체 글로벌 재활용시장 성장률(5.7%)을 웃돌며, 현재 큰 관심을 끄는 폐배터리 시장과 폐가전 시장에 이어 셋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언제 어디서나 음양이 있는 법, 플라스틱의 재활용으로 신사업의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겠다.

플라스틱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한데, 환경운동가 '비 존슨'이 주장한 '5R' 운동을 참고할 만하다. 불필요한 제품을 거절(Refuse)하고, 사용량을 줄이고(Reduce) 재사용(Reuse)과 재활용(Recycle)을 늘리고 썩히는(Rot, 음식물 쓰레기 등을 태우는 대신) 등 5가지 실천원칙의 앞글자를 딴 '5R' 운동은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그 외, 가능한 한 수리(Repair)하고 플라스틱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대체(Replace)하는 등의 '5R+α' 운동도 제안되고 있다.

기적의 소재였던 플라스틱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제대로 사용하고,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신사업 기회가 될 폐플라스틱 활용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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