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은 구미 부활의 신호탄

  •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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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31  |  수정 2023-07-31 09:56  |  발행일 2023-07-31 제20면

[기고]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은 구미 부활의 신호탄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

지난 20일 경북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구미 부활을 염원하는 41만 시민 모두의 기쁨이자 구미의 꿈과 희망, 비전을 새롭게 가다듬는 계기로 손색이 없다. 고향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적극 환영한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은 쓰러져 가는 구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전자산업 불모지였던 1970년대 대한민국 최초로 전자산업의 기반을 만든 구미는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핵심기지였다. 그러나 급변하는 첨단산업 분야 흐름을 다르지 못해 공단의 역할과 기능이 상당히 축소됐다. 산업화를 주도했다는 자부심도 퇴색됐다.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은 이런 구미를 꿈과 희망, 비전이 살아 숨 쉬는 생동하는 도시로 가는 길을 열어 줄 것이다. 부활의 팡파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지만 특화단지 지정 하나로 새로운 구미, 꿈과 희망의 구미를 만들 수는 없다. 더욱 치밀하고 적극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구미의 부활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고급인력 유치다. 구미시는 경북도와 함께 2만여 명의 ‘반도체산업 초격차 전문인력 양성’ 계획을 세웠다. 특화단지의 성공과 실패, 구미의 부활은 사람에게 있음을 인식한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고급인력을 유치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정주 여건을 조성 제공해야 한다. 학교·대형병원·KTX(구미역 정차)·복합문화레저공간·편의시설 등을 시급하게 조성해야 한다. 공항·철도 등 쾌적한 교통여건도 필수요소다. 특히 반도체 특성상 공항은 매우 중요한 이동수단임을 감안해 공항과의 관계를 최적화해야 한다.

구미는 이런 정주 여건을 마련하지 못해 우수한 인력이 등을 돌리고 떠난 아픈 기억이 있다. '고급' 부재로 구미에 남아 있을 기업이 사라져 가는 것이 오늘날 구미의 현실이다. 전문인력·산업인력이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는 삶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미래비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산업구조를 구축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이끌 수 있는 튼실한 기반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 해결 과제다.

반도체산업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핵심 첨단산업 분야다. 초격차를 다투는 어렵고 힘든 싸움이 벌어지는 산업 분야다. 구미는 이 싸움의 선두에 서는 후방 산업기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구미는 차세대 반도체 전진기지로, 내륙 최대의 첨단 국가산업단지로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만드는 구미의 미래를 다시 디자인할 때가 왔다.

허성우 (전 대통령실 국민제안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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