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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요 관광지 지하철 노선도 및 이동시간표.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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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개 시·도 관광여행 만족도 현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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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광역시 소재 주요 기차역 현황 및 관광객 차량이용 관련 인프라 현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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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관광여행 숙박 시 숙박형태 현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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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소득 구간별 1인 평균 여행지별 관광여행 횟수.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
9천877만명.
지난해 대구에 들른 관광객 수(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행 조사)다. 이는 2019년 대비 92.7%에 해당한다.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관광객 집객 수준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를 찾은 관광객 중 하루 이상 대구에 머문 관광객 비율은 20.4%에 불과했다. 숙박 관광객이 2천만명을 겨우 넘어섰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대구에 온 관광객의 숙박 비중은 고작 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구에 온 관광객의 숙박률은 같은 기간 제주(32.3%), 강원(28.4%), 부산(25.7%), 광주(21.3%)를 하회한다. 왜 이럴까.
◆관광 만족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2023년 펴낸 '관광산업의 지역경제 기여효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제주·강원의 관광산업 유발 '승수효과(정부 지출을 늘릴 경우 지출 금액보다 많은 수요가 창출되는 현상)'는 해당 지역 모든 산업의 평균보다 높다. 이에 대구의 관광산업이 활성화할 경우 음식·숙박업 등의 지역경제 기여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최근 국내 관광 트렌드에 부합하지 못하는 대구의 관광여건을 빨리 개선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 대경본부는 25일 '문화컨텐츠, 숙박여건, 교통을 중심으로 살펴본 대구지역 관광산업 현황 및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6개 광역시(대구·부산·인천·울산·광주·대전)와 관광산업 발전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강원·제주 등 총 6개 지역을 비교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구 관광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77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8개 지자체 중 가장 낮았으며, 전국 평균(80.2점)보다도 3.2점이나 더 낮았다. 충격적인 것은 △관광지 혼잡도 △관광종사자 친절도 △ 교통 △식당 및 음식 △관광정보 및 안내시설 △자연경관 등 12개 만족도 항목 중 전국 평균을 넘은 건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구소득·여행지별 1인 평균 관광여행 횟수에서도 열악한 대구관광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월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평균 관광여행 횟수에서 대구는 0.05회로, 광주(0.03회)에 이어 둘째로 낮았다. 고소득자의 강원·제주·인천·부산으로 관광여행을 떠나는 횟수가 2019년보다 늘었다. 울산과 광주는 관광여행 횟수 증가 후 계속 유지되는 패턴을 보인다. 대구와 대전은 월 가구소득 400만원 이상 관광객의 여행 횟수가 줄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부족한 문화 콘텐츠 , 숙박 여건, 불편한 교통 인프라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은 대경본부는 분석했다.
◆대구 문제점
일단 대구는 인구 수에 비해 고급호텔이 너무 적다. 5성급 호텔은 2곳, 4성급 역시 2곳에 불과하다. 객실 수는 전국의 1.7%에 그쳤다. 특히 8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4성급 이상 호텔의 객실 이용률이 3성급 이하보다 낮았다. 호텔의 판매객실 평균요금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호텔 다음으로 가장 선호되는 숙박시설인 펜션의 수는 지난해 말 기준 대구 57개다. 인구 대비 부산에 이어 가장 적었다. 2019년 대비 펜션과 게스트하우스업 증가율도 46%로 8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반면 대구지역 숙박여행 유경험자 중 숙박시설 대신 가족이나 친척집에서 투숙하는 비중은 76.5%로 8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숙박시설을 이용할 경우 모텔·여관을 택하는 비중 역시 42.8%로 가장 높았다.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도 낙제점이다. 대구 도심에서 관광지까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동대구역 출발 기준으로 비슬산 자연휴양림까지 125분이 소요된다. 국립대구과학관까지는 71분 걸린다. 대중교통 이동시간이 30분 이내인 관광지는 없었다. 자가용 이용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대구 주요 기차역의 환승 주차장 면수는 244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렌터카 지점도 2개로 가장 적다. 문화콘텐츠 경우 대구의 박물관·미술관 수는 인구 1만명당 0.09개로 8개 시·도 가운데 가장 적고, 2010년 이후 문을 연 공연시설의 비중은 41.5%로 대체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용호 한은 대경본부 금융기획팀 과장은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레포츠나 문화생활 등 개인의 기호·취미를 즐기기 위해 여행지를 방문하는 '취미여행' 테마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관광 트렌드와 대구의 여건 간 괴리를 메우면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문화콘텐츠·숙박시설·교통인프라의 개선작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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