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뗄 수 없는 중국-러시아, 環(환)동해 신시대 모색해야

  • 논설실
  • |
  • 입력 2023-07-28  |  수정 2023-07-28 07:00  |  발행일 2023-07-28 제23면

대한민국 동해안은 일본, 중국, 러시아가 맞닿은 지구상 유일의 해양이다. 태평양을 연결하는 광활한 바다는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었다. 20세 초 독도 연안에서는 러시아와 일본의 함대가 격전을 치렀다. 러시아의 개방정책이 시작된 1990년대 들어 협력의 네트워크가 구축되면서, 포항을 비롯,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동북3성 등 주변 11개 도시는 환동해 경제블록 협의체를 구성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대구~블라디보스토크 간 항공노선까지 운항했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다 미국의 강력한 중국 견제는 환동해 경제권의 협력 기조를 와해시켰다. 러시아는 급기야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북한이 10년 만에 러시아와 중국을 초청해 대대적 행사를 펼친 것도 그 연장 선상이다.

국제정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동해안은 국가적 사활이 걸린 것은 물론 대구경북을 바다로 나아가게 할 해양 영토다. 27일 포항에서 영남일보-경희대 국제지역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제11회 환동해 국제심포지엄'도 미국-중국-러시아 간 신(新)냉전을 딛고 환동해 국가 간의 새로운 협력과 질서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당장의 긴장은 영구적일 수 없고, 결국 전쟁은 종식되고, 나라별 도시 간의 이익 증대를 위한 협력의 새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때마침 포항과 경주, 영덕, 울진의 동해안은 포스코와 에코프로의 2차전지 기업에다 수소, 원자력 산업이 부상하면서 제2중흥기를 꿈꾸고 있다. 이 같은 도약은 환동해 인접 국가로 뻗어 나갈 때 강력한 시너지 효과로 대한민국 바다시대를 열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일본과의 군사·경제 동맹을 재구축했다면, 이제는 환동해 시대의 미래를 향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외교적 역량을 모을 차례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