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제한조치

  • 석현철
  • |
  • 입력 2023-08-03 06:50  |  수정 2023-08-03 07:05  |  발행일 2023-08-03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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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철기자〈경북부〉

"부모님께 드리는 효도선물로 뭐가 좋을까?" "센스있는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부모님께 선택의 폭을 넓혀 드려요!"

이 문구는 행정안전부의 지역사랑 상품권에 대한 표어이다. 지역사랑 상품권은 시행 초기인 2018년 약 4천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지자체 자율로 구매 할인 또는 최대 10%의 포인트 적립 혜택 등으로 △2019년 3조2천억원 △2020년 13조3천억원 △2021년 23조6천억원 △2022년 27조2천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오는 9월부터 실시되는 가맹점 등록기준 제한조치를 앞두고 조그마한 면 단위 농촌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 초 '2023년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지원사업 종합지침'으로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업체의 가맹점 등록 취소 및 제한을 마련했다. 제도 시행 초기부터 대형할인점, 백화점 등을 제외한 관내 자영업자, 소상공인 가맹점으로 제한을 두었지만, 행안부는 이를 더 확대해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업체의 가맹점 등록 취소 및 제한을 마련해 소상공인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취지로 이 지침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 마트와 주유소 등이 된서리를 맞게 됐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면 단위의 조그마한 농촌에서는 하나로 마트와 주유소 등을 제외하면 딱히 사용할 만한 가맹점을 찾기가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품권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농협과 면 단위 지역민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의 한 농협 조합장은 "농협 판매장과 농협 주유소에서 지역사랑 상품권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이들 자영업자의 매출 하락은 물론 이를 이용했던 주민의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이번 조치가 자칫 지역사랑 상품권의 이용 위축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새로운 지침을 적용할 경우 성주군은 지역농협에서 운영 중인 농협 하나로마트와 주유소 등 55개소가 가맹점 등록이 취소될 예정이다. 다만 농어민 수당, 정착지원금, 입영지원금 등 군에서 정책적 필요로 현금 대신 지원하는 정책발행(표기) 상품권은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업체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 지역경제도 살리고 나의 경제도 살리는 좋은 습관인 지역사랑 상품권 제도와 관련해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 지역에 대한 보다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석현철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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