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격 떨어트린 잼버리, 책임소재 가려 엄중 문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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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7  |  수정 2023-08-07 07:11  |  발행일 2023-08-07 제23면

대회 유치 이후 6년 동안 할 수 있었고 반드시 해야만 했던 일들을 소홀히 한 탓에 개막 후 부랴부랴 준비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유치 당시부터 장소문제가 논란을 빚으면서 보다 철저한 준비가 요구됐었지만 컨트롤타워 부재 등으로 파행을 겪으며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했다.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철수한 가운데 각국 대표단이 회의를 통해 계속 진행키로 의견을 모았지만 국격과 명예가 이미 실추된 상황이어서 아쉽고 안타깝기만 하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한 이 대회는 세계 대전 등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4년마다 만 14~17세 전 세계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새만금이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6년이 흘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도대체 뭘 준비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수준의 민낯을 드러냈다. 특히 잼버리 부지는 당초 농업용지로 조성됐기 때문에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침수 우려가 줄곧 제기됐으나 기반시설 정비는 거의 전무했다.

정부가 새만금을 벗어나 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비롯, 쿨링버스 제공이나 의료인력 추가 배치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면서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생채기가 너무 컸다. 1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 전·현 정부와 조직위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 덥고 습한 데다 벌레가 많고 휴식시설이 부족하며 화장실도 불결하다는 것이 자칭 10대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제기된 각국 참가자들의 후진국형 민원이다. 엄중 문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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