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일]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에너지 믹스(Energy Mix)

  • 이인선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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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7  |  수정 2023-08-07 07:20  |  발행일 2023-08-07 제21면

[여의도 메일]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에너지 믹스(Energy Mix)
이인선 국회의원 (국민의힘)

지난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는 심각한 기후위기에 함께 대응하고자 탄소배출과 관련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캠페인 수준을 넘어 산업과 무역에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농경시대 자급자족이 아닌 무역을 통한 교류가 필연적인 일이 됐기 때문이다. 대응방식에는 RE100 캠페인과 최근 확산되고 있는 CFE가 있다. 일부에서는 정치적 논쟁까지 벌이고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한 전 세계적인 흐름에 우리나라만 예외일 수 없기에 우리 현실을 반영한 에너지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140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고려하거나 Net-zero 목표를 발표했고 우리나라는 14번째로 2050 탄소중립 비전과 이행계획을 법제화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캠페인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캠페인으로 2014년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기구 'The Climate Group'에서 시작했다. RE100 캠페인은 정부가 강제하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기업 애플, 구글, BMW, 볼보 등 420여 개 기업이 동참하고,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32개 기업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캠페인에 동참한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에게 RE100 인증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IRA법을 만들었고 EU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세(CBAM)를 도입하며 기업의 자율적 규제를 넘어 수출거래 제한 및 무역장벽으로 확대시켰다. 실제 볼보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회사가 거래를 취소당하는 경우까지 생겼다는 보도가 있었고 국내기업 10곳 중 3곳은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압박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우리나라가 RE100 가입 거부 시 자동차 15%, 디스플레이 40%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바람이 풍부하지 못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불리한 환경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불리한 환경 조건은 에너지 발전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신재생에너지 생산 단가가 중국은 42원, 미국은 48원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116원으로 두 배가 넘는다. 이러한 환경적 어려움을 고려한 대안으로 CFE(Carbon Free Energy)라는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고 있다. CFE는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범위를 재생에너지에 원자력, 청정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등 이산화탄소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 모든 유형의 발전으로 확장시켰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제안했고 2021년 9월 유엔 고위급 에너지 회담에서 논의를 하면서 다수의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RE100의 확산속도 및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CFE가 RE100을 빠르게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CFE를 RE100 제도와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 우호적인 국가, 비슷한 환경에 처한 국가 등과 적극 협의해 국제적인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 특히 에너지는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정쟁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괴담과 비과학적인 논리들로 무조건적인 반대가 있어서도 안 된다. 우리의 에너지 믹스 관점에서 원자력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도 친환경 에너지로 원자력발전을 인정한 만큼 국제사회와 공조해 CFE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인선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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