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도 가도 못하는 요령부득 민주 혁신위, 빨리 접는 게 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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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8  |  수정 2023-08-08 07:03  |  발행일 2023-08-08 제23면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개인사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의 혁신 동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혁신'이란 기존 질서의 거센 반발을 딛고 살을 도려내는 변화를 도모하는 일인데, 그런 동력을 상실한 것은 치명적 결함이다. 가장 큰 이유가 단기간 내 극복하기 쉽지 않은 '신뢰 상실'이기에 혁신위로서는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진 셈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혁신위 활동 단축'을 논의한다지만 김 위원장은 "끝까지 간다"고 버티고 있다. 스스로 물러나고 혁신위 활동은 조기 종료해 요령부득의 상황을 빨리 종결하는 게 상책이다.

민주당은 논란의 혁신위 활동을 이달 말로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위원장 조기 퇴장'보다는 '연착륙'을 택한 셈이다. 그런데 이달 말까지 혁신안을 4~5차례 나눠 발표한다는 건 무슨 말인가. 혁신안에는 대의원제 개편과 총선 공천룰 변경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될 게 뻔하다. 신뢰를 잃은 혁신위의 '혁신안'이 제대로 받아들여지겠는가. 괜한 헛심 쓰기보다 '김은경 혁신위'의 종료를 선언하는 게 현명하다.

신뢰를 잃으면 권위도 잃는다. 혁신안을 내놓으면 혼란만 부추긴다. 혼란을 걱정해 이도 저도 아닌 절충점을 찾는다면 혁신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든 것은 혁신위 자신이다. 자승자박의 손을 과감히 놓고 '혁신'과 '비상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낫다. '도덕성 회복'을 외치며 출발한 혁신위가 '윤리'에 상처를 입고 '혁신위가 혁신대상'이란 말을 듣는 상황 아닌가. 이런 때 필요한 이재명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혹 '이재명 구상'을 혁신안에 담는 악역을 혁신위에 전가한 후 팽할 셈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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