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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영 (K-water 낙동강수도지원센터 수도시설안전부장) |
1931년 미국 하인리히는 7만5천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해 통계학적인 규칙을 찾아냈다. 한 건의 큰 사고 이전에는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를 하인리히 '1 : 29 : 300 법칙'이라고 한다. 이를 확률로 환산하면 재해가 없는 사고의 발생 확률은 90.9%, 경미한 재해의 발생 확률은 8.8%, 큰 재해의 발생 확률은 0.3%가 되는 것이다. 0.3%라는 숫자는 직관적으로는 매우 작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0.3%에 포함되는 가끔씩 발생하는 대형재해의 피해는 어떠한가. 수도 부분에서 관로가 유실돼 며칠간 수십만 지역주민에게 용수공급이 중단됐다고 가정해 보자.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한 주민들은 화장실에서 비싼 생수를 사용해야 하는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고, 국가적으로는 사고 이후 관로를 이중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야 할 것이다.
9, 86, 101, 699, 76000…. 여기 나열한 숫자들은 무엇일까. 아무 의미 없는 숫자들로 보이겠지만 수도사업자인 우리에겐 매우 의미 있는 숫자가 아닐 수 없다. '9'는 K-water 낙동강유역본부(낙동강수도지원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는 광역상수도 거점 사업장 숫자다. '86'은 물 부족 시 본부에서 사용 가능한 물차 대수다. '101'은 이번 제6호 태풍 '카눈'의 상륙에 앞서 점검했던 수도 취약시설물의 숫자다. '699'는 본부가 보유하고 있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수도 예비 자재의 수다. '76,000'은 강우 시 물 공급 중단에 대비해 확보해 놓은 병물 양이다.
예고 없는 재해는 없으며, 선제적 예방 앞에 발생할 사고 또한 없다. 낙동강수도지원센터는 올해 긴 장마와 태풍 등 이상기후에 대비해 전체 광역·공업용 수도 주요 시설물에 대한 사전 특별점검 및 이동식 비상발전기, 약품주입설비, 배수설비 등의 위기대응 인프라 운영을 통해 보 건설 이후 최대 탁도 유입에도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처음으로 경북·경남지역 거점 사업장 중심의 수도시설 예비자재 자동 반출입 시스템 구축을 통해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하여도 10분 이내 자재를 반출할 수 있는 공급망을 완성했다. 이를 지자체와 연계해 위기대응 상호협력 체계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낙동강유역 전체 광역정수장을 대상으로 AI 기반 스마트정수장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정수처리공정 전 과정에 빅데이터 기반의 AI기술을 활용한다. 자율 운영, 에너지 관리, 설비 사전진단 기술의 융합 등을 통해 물 공급 안정성 향상과 고품질 생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상호연계를 통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실시해 국민에게 더 건강하고 안전한 물 공급을 실현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낙동강수도지원센터는 한층 눈높이를 높여 국민이 안심하고 믿고 마실 수 있는 고품질 수돗물 생산·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주영 (K-water 낙동강수도지원센터 수도시설안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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