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디폴트 위기 심각…국내 轉移(전이) 차단에 만전 기하라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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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7  |  수정 2023-08-17 06:10  |  발행일 2023-08-17 제23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촉발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어제 중국 당국이 긴급히 정책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했지만, 시장의 암울한 반응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른 부동산 업체는 물론 금융권까지 위기가 퍼지고 있어 세계가 중국 상황을 숨죽이고 바라보고 있다.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국발 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 경제 전체로 위기가 전이되는 상황을 사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비구이위안은 만기 도래한 액면가 10억달러 채권 2종의 이자를 갚지 못했다. 이어 대형 개발업체 위안양도 회사채 이자 상환에 실패했다. 여기에다 중국 최대 자산 운용업체인 '중즈'계 산하 중룽 국제신탁이 최근 64조원 규모 만기 상품의 상환을 연기했다.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중국판 리먼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수출의 25%가 몰린 중국의 위기는 우리의 수출과 경상수지, 환율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수입 물가 상승, 외국인 투자자 이탈, 소비 위축, 부동산 등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 여부에도 변수가 된다. 반도체나 IT, 자동차 등 수출 업종이 다른 산업보다 더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원화와 동조화 현상이 강한 위안화의 약세 요인이 겹치면 금융 불안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세계에서 가장 위태로운 수준이다. 새마을금고·저축은행발 부동산 PF 부실이 뇌관이다.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란 얘기다. 당장 2008년 겪었던 리먼 사태를 거울 삼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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