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맨발황토길 열풍…수목원·두류공원 등 맨발족 몰려

  • 이동현
  • |
  • 입력 2023-08-17  |  수정 2023-08-24 11:21  |  발행일 2023-08-17 제1면
기초단체들도 맨발산책로 조성 박차

황토길 관리 어려워, 민원도 다발

대구시의회 '맨발걷기' 활성화 지원 조례 추진 중
대구도 맨발황토길 열풍…수목원·두류공원 등 맨발족 몰려
흙길산책로 초입 맨발길을 걷기 위해 시민들이 벗어놓고 간 신발.
대구도 맨발황토길 열풍…수목원·두류공원 등 맨발족 몰려
세족장에서 산책을 마친 시민들이 발을 씻고 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나면 개운하고 밤에 잠이 잘 옵니다."

16일 오전 11시쯤 대구수목원 흙길 산책로 초입에는 여러 켤레의 신발이 짝을 맞춰 줄지어 있었다. 이곳을 찾은 시민은 산책로 입구에 신발을 벗어놓고 980m의 산책로를 맨발로 오르내린다. 산책로 중간에는 430m의 황토 길과 150m의 자갈 길이 조성돼 평일에도 맨발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맨발 길 초입에는 세족장도 마련돼 있어 산책 후 발을 씻을 수 있다. 산책을 마친 시민은 세족장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붉게 물든 발을 씻었다.

세족장에서 만난 이모(53·대구 수성구)씨는 "왕복 2㎞ 산책로를 맨발로 다녀오면 운동뿐만 아니라 지압 효과도 있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며 "수목원 산책로는 다른 곳과 달리 그늘 속을 걸을 수 있고, 부드러운 촉감의 황토를 밟을 수 있어 자주 온다"고 했다.

맨발 걷기의 효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학계에 따르면 발은 혈액을 순환시키는 제2의 심장이라 불리며 모든 신체 기관과 연결돼 있어 자극을 주면 △혈액순환 △스트레스 해소 △불면증 개선 △면역력 향상 등 여러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대구도 맨발황토길 열풍…수목원·두류공원 등 맨발족 몰려
16일 오전 11시쯤 대구수목원 흙길산책로에서 많은 시민들이 신발을 벗고 맨발황톳길을 산책하고 있다.

대구도 맨발황토길 열풍…수목원·두류공원 등 맨발족 몰려
대구수목원 맨발황토길 초입 안내문.

 최근 전국적으로 맨발 황톳길 열풍이 불고 있다. 각 지자체는 코로나19 시기 시민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와 스트레스, 우울감을 해소하도록 맨발 산책로를 조성했다. 맨발 걷기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구시와 일부 기초단체도 맨발 황톳길을 조성해 시민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수목원과 두류공원에 맨발 황톳길을 운영 중이다. 수목원의 맨발 황톳길은 숲속 그늘 아래 시원하게 걸을 수 있어 맨발 걷기 '프로'에게 소문이 자자하다. 그보다 도심에 위치한 두류공원 맨발 황톳길도 인기 만점이다.

북구는 명봉산 등산로에 황토 볼길과 마사토 산책로를 조성해 등산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수성구 야시골·무학산 공원 △동구 봉무·율하체육공원 △서구 이현공원에도 맨발 황톳길이 조성돼 있다. 군위군은 '군위맨발학교'를 설립해 맨발 걷기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황톳길은 자갈·마사토 산책길과는 달리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황토의 경우 비가 오면 유실되는 양이 많으며 배수구를 막기도 한다"며 "촉촉하지 않으면 황토가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물을 뿌려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민원도 많다"고 했다.

맨발 황톳길과 맨발 걷기의 효능이 전국적 열풍으로 이어지자 대구시의회에서도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맨발 걷기' 활성화 지원 조례를 추진 중이다.

이태손(달서구4) 시의원은 "주민이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맨발 걷기에 대한 강의도 늘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호응도 높아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조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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