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망 도시 대구'로 환골탈태…1년 만에 지난 10년 유치실적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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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3 07:35  |  수정 2023-08-23 07:36  |  발행일 2023-08-23 제12면
대구시 원스톱 기업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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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헬스케어 기업 메가젠임플란트 ②헬스케어 기업 덴티스 ③ 홍준표(오른쪽) 대구시장과 스티브 스무댜 발레오 ADAS사업본부 CEO가 728억 규모의 자율차 관련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④ 양극재 생산업체 엘앤에프의 제5공장. 사진 대구시 제공
침체된 대구경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대기업'이다. 기형적일 정도로 제조업 비중이 낮고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이유를 국내 굴지 '대기업의 부재'에서 찾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유치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비중이 높아져 고용률은 높아지고 실업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 때문에 선거철마다 대기업이 대구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이 쏟아졌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대구에서 대규모 국책사업과 대기업은 물론 수도권 중견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의 유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향후 지역의 경제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민선 8기 출범후 한해 21개 업체
4조5천억 유치 '역대 최대 성과'

발레오·이케아·보그워너DTC
베어로보틱스 등 외투기업 협약

대구경제 부흥의 상징 엘앤에프
3공장 건립…글로벌 회사 비상


◆대구로 투자 결정한 외투기업 4개사

지난 6월 대구시는 "민선8기 출범 후 미래신산업 중심 21개 업체로부터 총 4조5천억원 투자를 유치해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2012년 7월~2022년 6월) 유치 실적인 4조8천143억원(연평균 약 4천8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투자유치가 결정된 기업들 중엔 미래모빌리티 관련 기업이 13개사로 가장 많다. 이어 헬스케어 2개사, 반도체 1개사, 로봇 1개사, 태양광 1개사, 기타 3개사 등이다.

대구를 미래성장의 터전으로 가장 먼저 점찍고 돈 보따리를 푼 업체는 프랑스의 발레오<주>다. 발레오는 지난해 7월26일 대구시와 '발레오 모빌리티 코리아(프랑스·728억원)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발레오는 이 협약을 통해 대구에 외투법인을 설립하고 총 5천600만달러(728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대구국가산업단지 1단계 부지 내 미래형 자동차 부지 1만3천223㎡(4천평) 규모에 공장을 설립키로 한 것. 이 공장에서 안전주행보조 시스템(ADAS), 자율주행용 인지 센서 및 조향 센서 등을 개발·양산할 계획이다.

당초 발레오가 투자하려던 곳은 대구가 아니었다.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국내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실증 및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 로봇 등 ABB(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 고객사와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막판 대구행으로 선회한 것이다.

같은 해 전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네덜란드·1천800억원)와 차부품업체 보그워너DTC(미국·620억원)도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이케아는 2025년 상반기 동구 안심뉴타운 내 4만1천134㎡(1만2천464평) 부지에 1천800억원을 투자해 대구점을 오픈하기로 했다. 부지 매매 계약이 조금 미뤄짐에 따라 이케아는 대구점 개점 시기를 2025년 하반기로 늦췄다. 보그워너DTC(보그워너 대구테크센터)는 대구국가산단 연구시설부지 내 1만616㎡(3천211평) 규모의 미래모빌리티용 전동화 구동모터 R&D센터를 건립한다.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개발한 미국의 베어로보틱스도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2만2천424㎡(6천783평) 용지에 683억원을 투자, '베어로보틱스 테크센터'를 건립한다. 신제품 개발과 품질 테스트, 제품 생산 등을 진행한다. 테크센터는 내년 말부터 본격 가동된다.

◆ 도시광산처럼 대구에 집결하는 엘앤에프 등 전기차 군단

대구에는 2차전지 업종을 비롯해 다양한 전기차 관련 기업들이 총집결하고 있다. 2차전지(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엘앤에프는 대구의 경제 부흥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향토 기업들이 너도나도 서울로 떠나가는 상황에서 대구에 본사를 짓고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엘앤에프는 6천500억원을 투자해 국가산단 2단계 부지 9만9천378㎡(3만62평)에 3공장(달성군 구지면)을 건립했다. 500명이 신규 채용된다. 세부적으론 R&D 인력 20명, 사무·영업인력 80명, 생산인력 400명이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분석 기준으로 직·간접 고용 유발 인원은 8천200명에 이른다.

전기차 모터 핵심부품 '구동모터코어'를 생산하는 코아오토모티브는 대구국가산단에 760억원을 투자해 전용 공장과 연구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모빌리티 모터 특화단지 육성정책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 이륜차 렌트업체 '바이크뱅크'는 대구국가산단에 전기이륜차 공장을 건립한다. 바이크뱅크는 2019년 설립된 국내 이륜차 렌트업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바이크뱅크는 지난 5월 대구시와 대구국가산단 2단계 구역 내 전기 이륜차 생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5만8천143㎡(1만7천588평) 부지에 2026년까지 750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짓는다. 수도권 중견 자동차 부품기업인 '삼기'도 대구 국가산단 2단계 용지 4만962㎡(1만2천391평)에 948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부품을 생산한다. 차부품과 금형을 제조·판매하는 향토업체 '구영테크'는 3만1천628㎡(9천567평) 부지에 873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차부품 제조공장을 건립한다.

코아오토모티브·바이크뱅크 등은
각각 700억원대 투자해 공장 건설

메가젠임플란트·덴티스 잇단 증설
텔레칩스·대영전자 연구소 추진중

한화자산운용의 태양광 민투사업
완료 땐 명실상부 보급률 1위 도시


◆의료 헬스케어·반도체도 대구서 미래 다져

유럽과 미국 수출 1위를 기록하며 해외시장에 'K-임플란트'를 알리고 있는 메가젠임플란트는 성서5차산단에 24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 설립에 나섰다. 현재 임플란트를 생산 중인 성서5차산단 내 메가젠 인근 부지 1만1천893㎡(3천597평)에 24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짓는다. 국내 7위 임플란트 전문기업이자 상장사인 <주>덴티스는 401억원을 들여 지난 3월 대구 신서혁신도시 내 의료 R&D지구에 제3공장 건립을 확정지었다.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주>텔레칩스는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연구소를 짓는다. 대구에 입성한 최초의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수성알파시티 내 정보통신기술(ICT)용지 1천39㎡(약 315평)에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6천237㎡(1천886평) 규모로 연구소를 건립한다. 연구소 준공 목표시점은 2025년 8월이다. 부지·설비·연구개발 등 전체 투자규모는 337억원이며, 연구인력 규모는 100명 정도다. 대영전자 계열사의 본사와 연구소는 지난해 8월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대영전자는 수성알파시티 부지 2천75㎡(628평)에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의 통합연구소를 짓는다. 경산에 본사를 둔 대영전자(가전 부품)와 대영전기(전기차 부품) 외에 연구소기업인 대영 알앤디(경기도 용인·전기차)와 대영이피(경기도 평택·생활가전), 대영드론솔루션(대전)이 대구로 동반 이전한다. 연구소기업은 대기업 납품 위주인 대구의 제조업 산업구조를 개선하는데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민간투자 사업을 벌일 장소로 대구를 찜했다. 대구 내 산업단지 지붕과 유휴부지에 최대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투자한다. 태양광 1.5GW(신고리 원전 1.5기 용량 수준) 규모의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시설의 설치가 완료되면 대구는 명실상부한 전국 태양광 보급률 1위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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