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키즈산업] 합계 출산율 '0.78명'이 부른 산업 호황

  • 최시웅
  • |
  • 입력 2023-08-27 19:50  |  수정 2023-08-28 09:27  |  발행일 2023-08-28
[프리미엄 키즈산업] 합계 출산율 0.78명이 부른 산업 호황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아이들은 '식스 포켓(Six Pocket)'이 기본이죠"

 

식스포켓을 풀이하면 '6개의 주머니'다. 자녀 한 명을 위한 돈이 부모, 친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의 주머니로부터 나온다는 의미다. '조카 바보'를 자처하는 친척, 주변 지인까지 더하면 에잇 포켓(Eight Pocket), 텐 포켓(Ten Pocket)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는 '웃픈(?)'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최근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발생한 경제 흐름의 하나다. 지난해 국내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한 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가 1명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구의 합계출산율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전국 평균보다 낮은 0.76명이다.


출산율은 저조한데 자금력 있는 고령 인구와 조부모는 계속 늘고 있다. 부모가 하나뿐인 아이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는 것에 비례해 조부모도 귀한 손주를 챙기기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현상이 생겨났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조부모 세대는 여전히 건강한 데다 재산과 연금 등으로 경제력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구 사정도 비슷하다. 27일 대구시 통계에 따르면 올 7월말 기준 대구 총인구(237만9천86명) 가운데 0~9세가 15만3천424명, 10세~19세가 21만5천696명이다. 다 합해도 37만명이 되지 않는다. 반면 50~59세와 60~69세 인구는 각각 41만8천247명, 36만3천150명으로 집계됐다. 자녀 세대의 2배이상 다. 아이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돈을 쓸 어른 세대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 수요는 몰락할 것으로 예상되던 아이 관련 의류·식품·카페 등 이른바 '키즈 산업'의 호황세를 떠받쳐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즈 산업 시장 규모는 50조 원을 넘어섰다. 2002년 8조 원에서 2012년 27조 원으로 늘었다고 2020년엔 50조 원으로 급성장했다. 아이를 위한 특화 제품 출시가 줄을 잇고, 서비스, 교육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경기가 나빠져도 아이를 위한 소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마치 중국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에서 불거진 '소황제' 신드롬과 같은 양상이다.


김성숙 계명대 교수(경제금융학)는 "아이가 줄면서 많은 제품을 팔진 못해도 고품질,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반영돼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키즈 산업 성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 

기자 이미지

최시웅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