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키즈산업] 의(衣), "중고라도 괜찮아요"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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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  수정 2023-08-27 19:52  |  발행일 2023-08-28 제3면
[프리미엄 키즈산업] 의(衣), 중고라도 괜찮아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명품 브랜드 유아동복을 검색하면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은 영남일보가 찾은 한 고가 브랜드 아동복 중고거래 내역.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국내 대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이 플랫폼은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해 2014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번듯한 기업이 됐다. '당근마켓' 경우 중고나라보다 한참 늦게 시작했지만, 단기간 급성장하면서 25조원 규모의 중고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서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률은 60%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71%로 가장 높았고, 20대(65%)와 40대(64%)가 뒤를 이었다. 판매 이유로는 '불필요한 물품 정리'가 많았고, 구매 이유로는 '저렴한 가격' '새 상품 구매 부담' 등을 많이 꼽았다. 

 

유아동복 역시 주요 품목 중 하나다. 중고나라 측은 지난해 플랫폼 내 중고 유아동 의류 거래 규모를 연간 1천300억원, 월 거래 100만건으로 추산했다. 가파른 성장세에 중고나라는 중고 유아동복 거래 서비스 기업 '코너마켓'과 투자계약까지 체결했다.


다섯 살 자녀를 둔 정지아(34)씨는 "나눔을 받기도 하고 중고로 산 옷을 다시 팔기도 했다. 새 제품이 아니어서 하자가 있기도 하지만, 특히 신생아 옷 등은 오래 입지 않다 보니 가능한 한 저렴하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최근 중고거래 트렌드는 MZ세대와 만나 '리세일(Resale)'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MZ세대의 '리세일'은 단순 재판매만 일컫는 것이 아니다. 명품이나 디자이너 브랜드, 한정판 등 프리미엄 제품의 중고거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남의 손을 한 차례 거쳤지만 웃돈을 줘서라도 갖고 싶은 물건을 쉽없이 검색해서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중고거래가 익숙한 젊은 부모들은 자녀의 명품 옷을 사고파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중고나라·당근마켓 등에 올라오는 고가의 유·아동복 거래 게시물은 이제 흔한 일상이 됐다. 실제 영남일보가 지난 24일 당근마켓에서 '몽클레르 베이비'를 검색해 봤더니 정가 100만원의 아동용 패딩이 38만원에 거래됐다. 비싼 값에 되팔 수 있는 점이 중고 명품에도 쉽게 지갑을 여는 이유 중 하나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성숙 계명대 교수는 "성인 의류 중고거래는 최근 들어 활성화했지만, 유아동복은 사실 과거부터 활발했다"면서 "최근 젊은 부모들의 명품 선호도가 높아졌고, 리세일 시장이 있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유아동복 의류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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