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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숙경 '연금술적 드로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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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옥 'accumulation 14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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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주 'cherish the time-line' |
대구 신세계갤러리는 오는 10월10일까지 지역 출신 추상회화 작가 3인을 조망하는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2019년부터 대구신세계갤러리가 열어 온 '추상유희' 시리즈의 세 번째 기획이다.
올해는 장숙경, 정미옥, 윤종주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추상미술의 흐름 중에서도 기하학적인 형태(점·선·면)에 기반한 조형에 주목한다. 동시대 미술의 발판이 된 추상미술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양화를 전공한 장숙경은 삶의 생동성을 고유한 작업으로 인식하며 미적 세계를 넓혀왔다. 작품 속 동그란 원의 형상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돼 그 자취를 따라 시선을 유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변칙적으로 뒤섞여 독특한 시각적 흐름을 생산한다. 작가는 작품의 주재료인 종이와 흑연의 물성에 대해 지속적인 탐색을 이어나간다. 이런 모색은 정적인 사유를 미술 창작에 안착시키는 작가의 실천 의지이기도 하다.
정미옥의 작업은 이미 존재하는 여러 조형적 기호를 차용해 다층적으로 재구조화시키는 과정이다. 모더니즘의 기하추상 형식이나 미니멀 아트의 반복성, 옵아트의 착시현상 같은 요소가 작품에 얽히고, 침투하고, 짜집기 되는 일련의 결합을 통해 작가만의 의미형식으로 재편성된다. 줄무늬라는 텍스트가 미묘한 차이를 두고 다른 각도, 다른 색채, 다른 층위를 통해 반복되어 산출하는 환영성은 작업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색면을 통해 드러나는 윤종주의 작업은 오묘하고도 색다른 인상을 전달한다. 상하좌우가 없는 올오버(all over) 단색화로 색면 구조를 만들어 내는 작품은 일반적인 회화의 방식과 다르다. 작가는 붓으로 그리는 행위에서 탈피해 표면의 물성에 주목해 자신만의 평면 회화를 구축해나간다. 직접 조색한 물감의 입자를 균질하게 만든 후 캔버스에 붓고 기울이고 말리는 과정을 20~30번 반복한 결과를 마주할 수 있다.
대구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표현 방식의 경계를 허물고 점·선·면의 추상을 새롭게 유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오는 28·29일 휴관.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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