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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크뇌벨 'Figura Chi'<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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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크뇌벨 'Figurae C'<리안갤러리 대구 제공> |
리안갤러리 대구는 오는 10월14일까지 독일의 대표적 추상화가 이미 크뇌벨(Imi Knoebel, 1940~)의 네 번째 개인전 'Figura'를 선보인다.
리안갤러리 대구 신관 개관 기념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Figura' 연작을 포함해 작가의 지난해 최신작까지 12점 가량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미 크뇌벨은 사각 캔버스 틀 안에 구현하는 전통적 회화의 양식을 탈피하고 틀 자체를 기하학적 또는 유기적 형태로 변주하는 방식으로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현한다.
이미 크뇌벨의 작품은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을 대표하는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 1879~1935) 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회화가 외부 세계의 어떠한 것도 재현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말레비치는 세상 최고의 진리는 형상, 즉 어떤 것도 재현하지 않는 순수한 도형으로만 표현될 수 있다고 정의하며 새로운 예술체계 '절대주의(Suprematism)'를 선언했다.
1990년대부터는 오래된 거울의 프레임에서 영감을 받고 알루미늄 소재를 회화의 지지체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그의 작업을 대표하는 재료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Figura' 연작은 조립식 알루미늄을 기하학적인 형태로 잘라내고 그 위에 여러 색채를 덧칠한 작업이다. 물감을 흡수하는 종이와 다르게 차가운 금속 위 붓 자국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은 색채가 가진 근원적인 생동감과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별히 작가의 요청으로 이번 전시에 포함된 'Kleiner Archetyp 16c'(2022)는 2008년 독일 홀레 펠스 지역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의 비너스상(Venus of Hohle Fels)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는 매머드 상아에 조각된 인류 최초의 여성 조각상에 대한 작가의 헌정이자 작가가 생각하는 '영원한 여성상'을 춤을 추는 듯한 여성의 실루엣으로 그려낸 것으로 고유의 알루미늄 회화로 마무리했다.
이미 크뇌벨의 개인전과 함께 선보이는 리안갤러리 대구 신관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독립된 전시가 가능한 3개의 전시장과 교육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리안갤러리 대구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이미 크뇌벨 고유의 작업과정을 통해 나타난 순수한 결과물을 감상하며 형태와 공간, 색상의 조화를 새롭게 탐구하는 공감각적 체험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월 휴관.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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