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視界 비행'으로 변경되는 울릉공항, 이착륙 안전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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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7  |  수정 2023-09-07 06:51  |  발행일 2023-09-07 제23면

국토교통부가 2026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 활주로 착륙대 폭을 140m에서 150m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활주로 시작과 끝부분에 종단 안전구역을 90m씩 추가 설치하는 계획도 새로 세우고 있다. 1천200m 길이의 활주로를 유사시 180m 더 연장하기 위해서다. 울릉공항 활주로가 확대되면 당초 50인승으로 제한됐던 항공기 이착륙이 80인승까지 가능해진다. 이용객 편의 증진과 여객 수요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공항등급도 2C급에서 3C급으로 상향된다. 하지만 국토부가 울릉공항 활주로 이착륙 방식을 정밀 항행 장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시계(視界 )비행'으로 변경하는 건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 가장 중요한 이착륙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게 분명하다.

국토부가 울릉공항을 정밀진입비행이 가능한 '계기활주로'에서 시계비행을 하는 '비계기활주로' 방식으로 바꾸려는 건 사업비 절감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C급 울릉공항에 계기활주로를 건설하려면 추가 해상 매립이 필요해 사업비가 1조원을 넘는다"며 경제성 확보를 위해 비계기활주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이착륙을 하는 게 되레 더 안전이 강화되는 부분이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시계비행으로 운영되는 공항은 한 곳도 없기에 이 같은 말만 믿고 불안감을 떨치기는 어렵다.

국토부는 해외의 일부 소형공항에도 비계기활주로가 있다지만 울릉공항과는 기상 여건이 딴판일 수 있다. 바다를 매립해 섬에 짓는 공항은 해무나 돌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항공 안전은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된다. 시계비행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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