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혼돈의 대구 부동산 시장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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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1  |  수정 2023-09-11 06:56  |  발행일 2023-09-11 제22면
2025년 회복論 가장 많지만
대구 시장은 꺼질 때 확 식고
타오를 때 확 타오르는 경향
시장 변화 늘 예의주시하며
매수 타이밍 잡기 관심 필요

[하프타임] 혼돈의 대구 부동산 시장
박주희 정경부 차장

"대구 아파트 가격 전망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예요?" 부동산 담당 기자이다 보니 요즘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대구 주택 매매가격은 2020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2021년 11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1년이 넘게 흐른 올 초까지만 해도 수요자들은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양가를 할인하는 신규 분양 사업장이 늘고, 고금리와 입주물량 과잉에 미분양, 거래 절벽 등으로 저점을 가늠하기 힘든 시장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대출금리 안정세, 특례보금자리론 인기에 힘입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가격 상승도 이어졌다. 전국적으로도 집값 바닥론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 5월 넷째 주 서울의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했고, 7월 셋째 주엔 전국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구도 수성구지역 선호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8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9개월 만에 상승세로 선회했다.

게다가 지난 5월부터 수성구 범어·만촌 등 핵심 입지와 인접 단지에서 미분양 물량이 업계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다. 단지 입지와 함께 대구에 올해 신규 분양한 단지가 없어 향후 2~3년 후에는 공급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사업 주체 측에서 계약자들의 초기 자본금을 줄이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지금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는 판단도 작동된 것으로 여겨진다.

미분양 전국 최다로 급격히 침체됐던 대구 시장이 생각보단 빨리 어둠의 터널을 뚫고 나오려는 느낌이다. 급변하는 시장 앞에서 주택 수요자들은 혼란스럽다. 마이너스피 천지인 시절이 불과 몇 개월 전인데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을 마주하고 있다.

집은 온전히 거주지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투자개념도 포함돼 있다. 수요·공급이라는 근본적인 시장 논리에 더해 금리, 부동산 정책, 심리, 대외 변수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누구도 알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올해 대구 시장은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마저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구는 공급 과잉 우려가 있어 2025년을 시장 회복기로 보는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이 가장 많기는 하다.

게다가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중국 부동산발(發) 악재와 같은 대내외적 리스크 등 대구 주택 매매시장에 불리한 요소와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 반면 시장 반등의 요소와 변수도 적잖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조만간 제시될 정부의 부동산 정책, 공사 단가 인상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 완화된 대출 규제, 신규 분양이 올스톱 되면서 완화된 공급 과잉에 대한 공포 심리 등이 그것이다. 지역 건설사 관계자들은 부동산은 심리로 한번 상승하기 시작하면 불같이 상승한다고 본다. 특히 대구 시장은 꺼질 때 '확' 식었다가, 타오를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확' 타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 혼돈의 시장, 그럼에도 실수요자라면 대출 한도를 체크하고 현 시장 변화를 눈여겨보며 매수 타이밍 잡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현 시기에 현명하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는 유일하고 유효한 길이다.박주희 정경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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