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알록달록해진 명절의 모습, 당신의 추석연휴는?(2)"차례 안 지낸다" 65.8% 매년 증가…전통 지키는 대신 여유 얻어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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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5 07:48  |  수정 2023-09-15 07:49  |  발행일 2023-09-15 제12면
■ 올 '황금연휴' 어떻게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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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의 다양해진 삶의 모습만큼이나 명절의 모습도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있다.

획일화에서 다양화로… 명절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전통적 '명절다움'을 넘어 색다르게 연휴를 보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족·친척과 함께 전통적인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든, 모든 관습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든, 그게 어떤 모습이든 무슨 상관이랴. 명절에 '특별한 선물'을 받게 돼 설레는 마음만은 같을 것이다. 명절 연휴가 우리에게 준 값진 선물, 그건 바로 '넉넉한 시간'이다.

기존 명절 갑갑함서 해방
'호캉스' '해외여행' 보편화
'집콕파'는 재충전의 시간 계획
6일 연휴 보내는 방법 다양

◆여행 갈 '시간'

10월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는 6일간의 긴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직장인이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휴가만큼이나 장기간의 휴일이 이번 추석 연휴에 생기는 것이다. 긴 휴식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이번 연휴는 그야말로 '황금연휴'인 셈. 연휴 앞뒤로 며칠 휴가를 더 붙여 쓸 경우 일주일 이상 긴 휴가도 가능해 '추캉스'(추석+바캉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코로나19는 비로소 잠잠해지고, 날씨는 선선해지고, 긴 연휴가 주어졌다. 대개 사람들은 이럴 때 '여행'을 떠올린다.

올 추석 연휴에도 해외로, 국내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을 전망이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이달 초 앱 사용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추석 황금연휴에 실제 여행 계획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5%가 '여행을 떠난다'고 답했다. 또 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이들 중 88.3%는 국내로, 11.7%는 해외로 각각 여행을 갈 예정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3%는 10월2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여행 욕구가 높아졌다고 했다.

해외 여행 비용 부담과 '명절+여행'을 함께 즐기기 위해 국내 여행 혹은 '집콕 연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실제 추석 연휴가 다가오자 숙박과 항공권 등 여행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추석 연휴를 겨냥해 특별 상품을 내놓거나 항공기 증편을 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티웨이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 귀성객과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을 증편한다고 밝혔다. 증편되는 항공편은 대구~오사카 구간을 비롯해 인천~다낭, 인천~홍콩, 청주~다낭 편 등이다.

추석 연휴 기간 '호캉스'(호텔+바캉스)를 계획 중인 이들도 있다.

직장인 안모(36·대구 달서구)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가까운 곳이라도 해외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미리 준비를 못 한 데다 연휴엔 여행비용도 비싸질 것 같아 대구 근교로 호캉스를 가기로 했다"며 "연휴가 긴 편이어서 어디든 다녀오지 않으면 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것 같다"고 했다.

◆나를 위한 '시간'

명절 연휴를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가족·친척이 함께 모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나 자신이 혼자 보내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설 명절 전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감지됐다.

지난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 설 명절 및 명절 전후 가족관계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설 연휴 기간을 일종의 '휴가'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연휴는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간'이라는 응답은 2020년 66.5%, 2021년 71.2%에서 2022년 73.5%로 매년 증가세였다.

이처럼 명절 연휴에 개인 여가 활동이나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응답이 많아진 데는 명절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조사에선 설 명절 기간에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이 2011년 25.3%에서 2021년 49.6%, 2022년에는 65.8%로 빠르게 증가했다.

그 이유로는 '차례를 지내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43.3%(중복응답)에 달했다. 지난해 설 명절 당시 '코로나로 가족 간 인사나 왕래 등이 줄어서 오히려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59.0%), '이번 설 명절에 코로나로 여러 가지 힘든 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53.8%)는 답변이 많았다는 것만 봐도, 그동안의 명절 풍습에 갑갑함을 느끼던 사람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설을 앞두고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는 이번 추석 연휴를 예측하는데도 어느 정도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추석 연휴에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이들은 어떤 계획을 하고 있을까.

주부 이모(51·대구 동구)씨는 "지난해부터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기로 가족들과 말을 맞췄다. 일종의 '탈(脫)명절'인 셈이다. 친척들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볼 수 있는 환경이고, 휴대전화도 있는데 굳이 명절을 의무감으로 보내지 말자고 했다"며 "명절 음식도 예전보다 줄이고, 영화 감상이나 독서 등 그동안 일을 하느라 못했던 것들을 연휴 때 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명절 문화는 보존되고 계승돼야 하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라는 인식도 여전히 강한 편이었다. 지난해 설 명절 전후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20대 응답자의 40.8%, 30대의 42.8%, 40대의 50.0%, 50대의 61.6%가 명절을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로 바라봤다.

'집콕 명절'을 계획 중인 직장인 권모(32·구미시)씨는 "명절의 가치나 의미는 높게 보고 있다. 그래도 이번 연휴엔 추석 하루만 본가에 인사를 다녀오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푹 쉬면서 재충전을 할 계획"이라며 "생활 환경 변화와 팬데믹 등 복합적 요인들이 명절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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